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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생활의 즐거움

느티나무 낙엽

 

 

며칠 새에 느티나무가 자잘한 잎들을 거의 다 떨군다.

소슬바람에 떨어지는 낙엽들이 잠 순간 천상 유희를 하더니

지상에 뒹굴며 바람 가는대로 몸을 맡긴다.

 

 

푸르럼을 잃은 부황 든 얼굴

사지가 오그라들었다.

 

이제 형상을 잃고

이제 색을 잃고

이제 목마르지 않다.

 

 

 

 

 

그 한 잎을 들어 가만히 살펴보니

어떤 소리가 들린다.

 

 

한 톨의 씨앗이여, 새겨 들어라.

민들레나 박주가리 같은 성능 좋고 화려한 비행선이 너희들의 정착지로 인도하지 않으리라.

오로지 바람결에 운명을 맡기노니 혼신의 힘을 다해 붙어 있어야 한다.

 

시련의 날이 지나고

네 한 톨이 싹을 틔우고 자란 큰 그늘에

수많은 새들이 깃들일 왕국의 영화가 도래할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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