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랑방(벗,지인과 함께)

바람 소리에

 

 

 

 

 

 

블로그가 맺어준 친구 한 분

그는 스스로를 무위당이라 하고

나는 그를 바람이라고 했다.

 

그가  며칠간의 서해안 자전거 일주를 할 때

무욕의 자유인이 부러워

어디에도 머뭄이 없는 바람이라고.....

 

내가 흥얼거리는 짧은 댓글의 어깻쭉지에

팔 한 쪽을 두르고 화음을 살려 흥겨운 춤을 추는

훈풍이기도 하다.

 

이런 연유로 ‘바람소리에라는 글이 되었다

그와 내가 듀엣이 되어 부르는 코러스다

 

내 영혼의 보석 상자에 넣어둘........

 

 

 

 

바람 소리에

 

알았어요

이제야 알았어요

거창 황강 갈대  우거진 강변에

왜가리가 숨을 죽이며 고요하던 까닭을

 

그 날

아름다운 날

보아야했지만 보지 못했던

그대의 발자욱마다 나의 웃음 넘쳐나

부여 백마강, 억새풀 나란히 목올린 강안에서

그대 발자욱

나란히 춤추는 하얀 꽃무리에다 그림을 그렸죠

 

알았어요

이제야 알았어요

둔한 내가 이제야 알았어요

세찬 바람에 흔들리고 꺾이고 부서지며 스걱대는 소리가

참 존재의 희열을 노래하는 갈대의

노래와 춤이란 것을

 

그냥

그냥 살다가

그대가 곁에 있으니 기쁨을 깨달아

양평에서 퇴촌으로 가는

산나무들의 가지각색의 물들임에서

귀여리 귀여소 퇴촌 오리까지의

청평호, 맑은 물결의 억새풀 가림에서

늦가을, 고스란히 늦가을을 둘이서만 밟는 고즈넉함에

온 몸이 희열로 떨렸죠

 

바람이오

그대는 바람이오

어떤 그물에도 걸리지 않는 자유자재의 바람이오

 

기쁨과 함께 부끄러움이 더했죠

길가 구르는 나뭇잎 밝은 음색에

진흙탕 갈대와 억새의 맑은 청성에

강과 들판과 몸이 부르는 허허한 바람 소리에 

 

(무위당과 청곡의 듀엣)