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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곡의 글방

일포 이우원 선생의 동학 소리(2)

 

수운 최제우 교주께서 신열로 몸이 펄펄 끓는 중에


신내림을 받은 영적 체험은 시천주 사상을 낳게 된다.


새 세상을 열기 위해 한울님을 지극한 마음에 모시는 것이다.


 


인간과 우주를 주관하는 초월적인 신과


인간의 마음에 내재하는 신이 동시에 나타나는 사상인 것이다.


 


자신에게도 그러한 영적 체험의 과정이 있었다.


더 이상 하강할 수 없는 삶의 막다른 길에서 천도교 대학원인


의창수도원을 찾았던 지난 날의 환영이 떠올랐다.


 


한울님이 마음에 자리 잡자 세상의 실패에 대한 분노와 좌절의 고통을


忍辱精進인욕정진으로 삭혀냈던 것이다.


 


 


 




 

 

그의 에는 하늘이 울부짖고 땅이 탄식을 하는 듯 했다.

하늘과 땅 사이에 우뚝 홀로 서서 길을 찾는 구도자의 간절한 기도가 새어나왔다.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참담한 현실과 고뇌하는 시대의 민낯이 드러났다.

 

나는 그의 포효하는 소리에서 녹두장군의 함성을 들었다.

핏발 선 눈에서 토하는 저항과 혁명 의지가 격랑처럼 흘렀다.

그의 성대에서 쉰듯한 소 울음 소리가 흘러나왔다.

 

동학 농민군은 황소떼들이었다.

輔國安民보국안민과 만민평등의 기치를 두 뿔에다 걸고 돌진하는

분기탱천이 삼남의 하늘에 怒濤노도처럼 흘렀다.

 

 

 

 

 

<사람은 한울이라 평등이요, 차별이 없느니라.

어찌 인위로 귀천을 가려 천의를 거스르느냐>

부릅뜬 눈으로 호령하던 해월 선생의 피가 뿌려진 하늘이다.

 

그런 하늘을 우러르며 일포 선생은 21세기 선진 복지국가의 그늘진 곳을 늘 찾아 나선다.

가난하고 소외된 음지를 찾아나서는 길이 동학쟁이의 운명을 가리키는 나침반이던가!

 

 

그야말로 백수 건달이었던 그가 일을 내는 중이다.

얼마나 우여곡절이 많았던 삶이었던가!

요트학교 운영, 목사의 길 포기, 학사주점 운영, 농어촌의 잡역, 묵방산 재실 관리,

전통차 개발, 황토염색 등 살기 위해 일해야 했던 그의 이력은 눈물겹다.

 

하는 일마다 실패와 좌절의 연속이었던 그 시절이 헛된 삶이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는 그 시절이 한울님을 내 마음에 모시기 위한

혹독한 자기 시련으로 달구어지는 과정이라고 여긴다.

 

 

 

 

 

맨 밑바닥에 처했기에 민초들의 고초를 생생히 체험한 것이다.

한울님을 받아들이기 위해 스스로를 비우는 자기 정화의 과정으로 받아들인다.


 

일포 선생은 동산에 떠오르는 달이다.

해와 달은 음양의 오묘한 이치의 상징이다.

 

만물은 변화 유전하며 세계는 고정되어 있지 않고

역사는 날마다 새롭게 씌여지는 법이다.

 

밝은 대낮의 찬란한 태양은 서산으로 기운다.

어두운 밤하늘에는 은은한 달이 떠오른다.

왕조는 흥망성쇠의 이치를 피하지 못한다.

 

극적인 삶의 반전이 시작된 것이다.

 

(다음에 이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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