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득 볕을 품으며 뜰을 살핀다.
바람에 흩날리다 돌이나 나무 틈 새에서 말라가는 낙엽이 바스락 거린다.
누가 봄을 처녀라고 했던가?
이제 봄은 이미 출산을 한 채 젓비린내로 가득하다.
앙증스런 어린 순들이 머리를 비집고 올라온다.
몇몇은 벌써 꽃을 활짝 피우고 있다.
아직 잔디는 겨울잠에서 일어나지도 못하는데
수선화 노오란 꽃이 초등학교 1학년에 갓 입학한 어린이처럼
천진난만하다.
기린초는 한겨울에도 푸르름을 잃지 않고 꿋꿋하더니
바위 위에서도 자라는 강인한 꽃이다.
올해도 노오란 은하수처럼 꽃을 피우리라.
무릇 어린 잎들이 홍조를 띤 채 솟구치고 있다.
저 왕성한 생명력은 신비 그 자체다.
원추리가 바위 틈새에서도 왕성한 기운으로 솟구친다.
금낭화 어린 순들이 하루가 다르게 자란다.
저 여린 가지들마다 무수히 많은 꽃들을 매달 것이다.
그 꽃들을 보며 나는 새 희망의 노래를 부를 것이다.
봄 기운이 익어갈수록 꽃망울이 터지고
몇몇은 꽃을 활짝 피운다.
저 꽃에게는 오늘이 천지창조의 시간이다.
돌단풍이 헝클어진 품에서
쭈욱 대공을 올린 후
보자기들을 매달고 있다.
할미꽃이 수줍어 고개 숙인 채
청순한 자태로 볕을 기다린다.
태양을 짝사랑하다 이 봄이 다하기도 전에
노파가 되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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