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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생활의 즐거움

곡우 - 첩 생각이 난다는 가랑비를 맞으며

 

봄비가 내린다.

 

어제는 비인지 아닌지를 분간하기 어려운 안개비에도 눈썹이 촉촉하였다.

그런 비를 비(, 비우 변에 아닐 비)라고 한다니 한자에 담긴 깊은 뜻에 탄복한다.

 

 

 

오늘은 세우(細雨)가 내린다.

하하 이런 가랑비는 삽()이라고 해야겠다. 비우 변에 첩 첩자로구나.

비가 오면 첩이 생각난다는.......

비를 핑계로 게으름 피우기 좋을만한 비로구나.

 

 

꽃잔디

 

 

달력을 보니 오늘이 곡우(穀雨).

24절기 중에서 여섯 번 째, 봄의 마지막 절기로 청명과 입하 사이의 절기다.

 

요 며칠간 봄비가 자주 내려 앞 산에 산벚나무가 군데군데 채색을 하며

온 산이 옅은 푸르럼을 지핀다.

 

이제 농부들은 씻나락을 부어 못자리를 만들 것이다.

이제 백곡에 삭이 트고 본격적인 농사철이 시작되는 자연의 신호로구나.

 

 

어름

 

 

어젯밤에도 오늘 아침에도 우산을 들고 뜰을 살핀다.

우산나물이 한 치는 더 솟아오르고, 앵두 작은 꽃잎들이 이 비에도 낙화하고 만다.

꽃잔디가 함초롬 비를 머금은 채 작은 꽃을 피우고 있다.

 

엄나무 가지 끝에 새 순 몇 개를 따서 아침 식사를 한다.

오늘은 뒹굴뒹굴 거리며 없는 첩 생각이라도 해야겠다.

 

 

무늬둥글레

 

라일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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