뻐꾹/뻐꾹/뻐국
노오란 꽃술을 사방으로 늘어뜨린 밤나무 너머
저 어딘가에서 들리는 뻐꾹새 소리는
울컥 치밀어 오르는 애틋한 그리움이다..
영아(嬰兒) 시절, 10년을 기다려 출산한 부모가 내 눈동자 속으로
첨벙첨벙 걸어들어 오며 말을 걸던 최초의 속삭임.
소년 시절, 학습 동기를 유발하기 위해 동네 아이들과 격리시켜
엄부(嚴父)의 통제 하에 있던 내게 얄개들이 보내던 접속 신호로
두 손을 모아서 부는 주먹 피리 소리.
뻐꾹/뻐꾹/뻐국
지금 들리는 저 유혹은 나를 송두리째 견인해 간다.
이 계절의 한 복판 여름의 정령 속으로
어린 시절의 순수하고 아룸다운 추억 속으로
'전원생활의 즐거움' 카테고리의 다른 글
키작은달맞이꽃 (0) | 2015.06.21 |
---|---|
초롱꽃 - 궁륭으로 가는 우주 여행 (0) | 2015.06.17 |
빈뜰에 내려 앉은 어치 (0) | 2015.06.11 |
분경 - 마음을 비우며 고요해지며 (0) | 2015.06.04 |
붓꽃 - 바라보고서도 모른다 (0) | 2015.06.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