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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생활의 즐거움

초롱꽃 - 궁륭으로 가는 우주 여행

 

초롱꽃 가지마다 초롱을 몇 개씩 달고 있다.

 

 

 

초롱꽃의 향기와 달콤한 꿀의 유혹에 빠진 벌 한 마리가

방금 그 안으로 들어간다.

하늘 기둥에서 샘솟는 은총인지 유혹인지......

벌이 아닌 내가 어찌 그 강열한 유혹을 제대로 알리오?

 

나는 이 평화롭고 풍성한 낙원의 침입자가 되지 않으려고

나무처럼 가만히 서서 신기롭게 바라본다.

 

 

 

 

 

한참이 지나고 슬슬 발동하기 시작하는 내 시적 상상력으로

이번에는 내가 들어가 보기로 한다.

 

개의 완전한 후각을 갖춘

독수리의 예리한 눈을 장착한

벌의 날개를 단

가장 완벽한 극소형의 비행체가 되어서

 

바람에 촛불을 막아줄 등롱 같은

우주를 비행하며 천궁(天宮)에 도달하려고 한다.

 

 

 

 

우주 탐험 비행이 시작된다.

작은 보랏빛 반점 하나인 지구를 떠나를 떠나

광활한 은하계를 바라보면서

무한의 시간 여행을 하며

궁륭(穹窿)을 향해 가는 첫 비행이다.

 

 

 

 

신비에 젖고 벅찬 희열에 그저 말을 잊고

초롱 안으로 빨려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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