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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방 담화

기생(妓生)의 모자(帽子)

  

한국의 대표적인 바람둥이로 청바지를 즐겨 입던 트위스트킴을 기억하는 사람이 많다.

예전의 바람둥이들은 헌팅을 하기 위해 차양이 짧은 빵모자를 약간 돌려서 착용했다.

 

이웃 여고생들의 하얀 교복 등에다 코스모스 잎을 딱! 쳐서 물들이는 얄개들이 있었다.

그 농땡이들은 하나 같이 삐딱 모자가 트레이드 마크였다.

 

 

 

 

한국판 힙합이라고 할까?

그들은 하나 같이 본능적인 자유로움과 자신감, 자기 과시 경향이 강한 특징이 있다.

뽐내며 건들거리며 허세를 부리며 자신의 스타일을 추구하며 욕망을 솔직히 드러내는

스웨그(swager)들이다.

 

 

 

 

 

남과 달라보임으로써 시선을 받겠다는 자기 표현의 한 방법이다.

기성세대의 권위와 고정된 틀에서 벗어나려는 사춘기의 반항이다..

사회 일반의 주류에서 벗어나고 싶은 샛강으로의 일탈이다.

모범과 표준에 심통을 부리고 싶은 이유없는 몸부림이다.

일정한 규칙과 관습에서 이탈해 보고 싶은 것이다.

 

 

 

 

요즘 드라마에서 기생의 화려한 모자를 더러 보게 된다.

어우동 모자라고 하여 꽤 인기가 있는 모양이다.

45도 비스듬하게 쓰고 있는 것을 보면 사내들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아마도 왕실에서 여인의 모자가 약간의 각도로 비틀어졌다면 경을 칠 일이다.

제관의 모자나 사관생도의 모자 역시 한 치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을 것이다.

 

 

 

 

 

저 비스듬하게 화려한 꽃을 머리에 얹은 기생은 이렇게 말한다.

 

나는 빈배랍니다. 누구에게도 속하지 않은

나는 꽃이랍니다. 새 바람을 따라 흔들리는

나는 웃음이랍니다. 살짝 만지기만 해도 봉긋 피어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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