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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방(벗,지인과 함께)

천렵을 하며 영양 반변천에서 천렵을 한다 예전의 동료들을 포항에서 상봉해 이곳까지 와서 일을 벌인다 엄청 추운 날씨라 응달진 하천은 얼음이 얼어 물이 흐르는 하천을 찾아 족대질을 한다 물고기를 잡아서 매운탕을 해 먹기 위한 것이라면 매우 비효율적인 출장이다 포항에서도 이백릿 길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 혹한기에 작업을 한다는 것이 쉬운일이 아니다 천렵 그 자체의 독특한 즐거움 때문이다 천렵은 가장 원시적 형태의 1차적 생산인 셈이다 천렵도 여러 방법이 있는데 우리는 돌을 쇠지렛대로 흔들어 나오는 물고기를 족대로 잡는 전통적 방법을 선호한다 수렵이나 천렵이 독특한 재미를 주는 까닭은 확실하게 보장되지 않는 결과에 대한 기대감이 실패와 성공으로 매번 교차되어 나타나는 것 때문이 아닐까? 이 돌이 좋아, 저 돌은 어때라며 .. 더보기
외현선생의 시월 달력 우주 삼라만상이 음양오행의 원리로 운행이 되거늘 음식의 맛이 어찌 한 가지 뿐이리오 오행에 따라 오미가 있는 법이다 불 기운이 왕성한 여름의 열매는 쓴 맛이지만 쇠 기운이 강한 가을에는 단맛으로 변한다 자연의 맛은 가변적이고 다양하고 풍성하다 우리의 삶을 음식의 맛에 비유하는 것은 자연스럽고 흥미있는 일이다 짠돌이, 싱거운 사람, 달콤한 사랑, 시집살이의 매운 맛, 고초를 겪는 쓴맛........ 매운 고추를 소재로 멋스러운 문인화를 그리고 쓰는 작가의 자유분방함이 엿보인다 그 고추 빛깔 한 번 보아라 어느 열사의 지조를 품은 것인가 말라 비틀어졌어도 붉디붉은 색깔이며 강렬한 제 맛을 어찌 잃을 것인가! 작가의 사설이 솔직하고 자연스럽다 세상이 하도 수상하여 사람들이 신미식락을 즐기지만 자신은 달콤한 맛.. 더보기
진인사대천명을 새기며 진인사대천명이라는 글을 새긴다 헬스장에서 함께 운동을 하는 분께 드리려는 것이다 가난하게 살았지만 부끄러워하지 않고 양심을 거스르지 않고 살고 있다고 자부하는 말에 깊은 공감이 갔다 요즈음 생업이 예상보다 호황이라 진심으로 감사하는 마음을 가진 선량한 분이다 그 분은 스스로 진인사대천명을 좌우명으로 삼고 있다기에 새 집 입주 기념으로 새겨드리겠다고 약속을 한 것이다 그의 눈이 가을 하늘처럼 맑아보었다 아직 우리 사회에 이런 맑은 영혼을 가진 이가 있으니 기쁜 일이다 더보기
소심한 사람 금오산 현월봉 아래 바위 벼랑 위에 세워진 암자 앞 수십 보 너머의 전망대 앞에 서 있다 호연지기를 입버릇처럼 내세우지만 출렁다리를 건너지 못하고 활개를 펼치는 소심한 사람 하나 더보기
금오산 산행 구미 금오산을 오른다 부산 초등 친구들과 동행이다 고도가 천 미터에 조금 못미치는데 경사가 심한 편이라 가팔라진 숨을 몇 번이나 쉬어가며 계단을 오른다 구미에 연수원이 있어서 예전에 출입이 잦았던 곳인데 정작 금오산 정상에 오르기는 처음이다 친구들과의 산행은 편안하고 즐겁다 함께 하는 친구들은 평소에 산행을 자주 하는데 둘은 백두대간 종주를 마친 마니아급이다 모두들 건강 관리에 관심이 많고 정이 깊은 벗들이다 하산 길에 정성들여 쌓은 돌탑을 보며 감동이 밀려든다 누군지 몰라도 기도하는 마음으로 온 정성과 불굴의 의지로 한 개 한 개 돌을 쌓아올린 것이다 산행을 마치고 구미에 거주하는 친구들이 반갑게 맞아주며 저넉까지 대접을 한다 더보기
황매산 모산재 등반 합천 황매산에 오른다 부산에 사는 친구들 셋과 함께 정겨운 산행이다 합천은 거창에 인근한 곳이지만 아직 황매산 등반을 한 적이 없어 호기심이 많았다 황매산은 봄의 철쭉과 가을의 억새로 널리 알려저 있다 이 유람은 자동차로 높은 곳까지 오를 수 있어 인기가 높다 오늘 우리의 산행은 자동차 유람이 아니라 암봉을 오르내리는 A코스 등반이다 모산재 주차장에서 촛대바위와 모산재 순결바위 영암사지를 둘러서 온다 산에 오르기 전부터 수려한 풍광에 마음이 설레며 호연지기의 투혼을 일으킨다 순한디 순한 육산이 아니라 수만 년에도 굴하지 않는 기세와 자존으로 똘똘 뭉친 강하디 강한 골산이 버티고 서 있다 온 산 곳곳에 거대한 바위들이 군집하여 있다 그 중에서도 기세가 충천한 바위들이 군데군데서 수려한 아름다움과 장엄한 카.. 더보기
은사님을 추모하며 - 수학여행의 추억 초등학고 은사님께서 소천하시고 납골당에 안장되신다 심장 보조 장치를 하시고 십년 이상을 사신 은사님은 참 사도의 길을 걸은 분이라 추모하는 마음이 각별하다 인자하신 표정이 생생한 영정 앞에 큰 절을 드리며 반세기 전의 음성을 듣는다 야들아 내일 등교할 때는 모두 낫을 가지고 오너라 낫은 새끼줄로 감아야 다치지 않는단다 알았재 이십대 중반의 육중한 체격에서 나오는 우렁찬 음성은 열 서너 살 아이들에게는 복음이었다 우리 스스로의 힘으로 돈을 벌어서 모두가 참가하는 수학여행을 갈 수 있다는 희망의 복음! 반복된 동기화에 고무된 우리는 하루 하루 늘어가는 우리들의 수입에 흥분되었었다 우리의 노동으로 벌어보는 첫 경험이자 독립과 자립의 가치를 내면화하는 기회이기도 했다 임기술선생님! 열정에 찬 젊은 교사는 여행 .. 더보기
들풀 같은 친구 친구 부부가 방문한다 초등 동기인 친구가 수석 한 점을 선물한다 단단하고 모양 좋은 오석인데 답례인 셈이다 며칠 전에 현관에 걸린 서각 작품 하나를 한참이나 보았다며 내용이 가슴에 와 닿는다고 하길래 그 자리에서 선물로 준 일이 있었다 류시화 시인의 들풀이라는 시를 음각한 것인데 글의 내용이 친구의 가슴에 요동을 일으켰나 보다 친구는 의족에 의지해야 하는 장애를 가지고 있는데 온갖 험난한 인생 여정을 겪다가 마침내 사업에 성공하여 재력이 탄탄하다 들풀 류시화 풀처럼 살라 마음 가득 바람이 부는 무한 허공의 세상 맨몸으로 눕고 맨몸으로 일어서라 함께 있되 홀로 존재하라 과거를 기억하지 말고 오직 현재에 머물라 언제나 빈 마음으로 남으라 슬픔은 슬픔대로 오게 하고 기쁨은 기쁨대로 가게 하라 그리고는 침묵하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