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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방(벗,지인과 함께)

들풀 같은 친구 친구 부부가 방문한다 초등 동기인 친구가 수석 한 점을 선물한다 단단하고 모양 좋은 오석인데 답례인 셈이다 며칠 전에 현관에 걸린 서각 작품 하나를 한참이나 보았다며 내용이 가슴에 와 닿는다고 하길래 그 자리에서 선물로 준 일이 있었다 류시화 시인의 들풀이라는 시를 음각한 것인데 글의 내용이 친구의 가슴에 요동을 일으켰나 보다 친구는 의족에 의지해야 하는 장애를 가지고 있는데 온갖 험난한 인생 여정을 겪다가 마침내 사업에 성공하여 재력이 탄탄하다 들풀 류시화 풀처럼 살라 마음 가득 바람이 부는 무한 허공의 세상 맨몸으로 눕고 맨몸으로 일어서라 함께 있되 홀로 존재하라 과거를 기억하지 말고 오직 현재에 머물라 언제나 빈 마음으로 남으라 슬픔은 슬픔대로 오게 하고 기쁨은 기쁨대로 가게 하라 그리고는 침묵하라.. 더보기
외현선생의 오월 고릿장 위에 놓인 꽃신 한 켤레가 그림으로 보기만 해도 아늑하다 양단 한 마름과 꽃신에 담긴 소중한 주억을 간직한 매우 서정적인 시와 음유시인 같은 노래와 외현선생의 서화가 함께 어우러진 멋진 작품이다 백화만발하는 오월을 가정의 달로 정하고 가정의 의미를 새기고 구.. 더보기
외현선생의 4월 외현선생이 손수 만든 달력 4월의 타이틀은 「봄날은 간다」이다 하루하루 무르익어 가는 봄의 기운을 체화하고 향유하라는 춘흥에 겨운 로맨티스트의 권유랄까? 봄의 향기와 빛깔이 온 누리에 퍼지는 4월의 대지를 품에 안으라는 권유일까? 물고기가 유유히 노닌다 산 아래 하천에서 수.. 더보기
외현 장세훈 선생의 3월 - 선인장 소견 3월의 달력에 오를만한 문인화의 소재는 매화나 벚꽃이 우선적으로 떠오른다 이른 봄에 피는 꽃으로 개나리, 산수유, 생강나무나 제비꽃도 좋을텐데 선인장을 그린 것은 의외이기도 하다 선인장의 한자어가 재미있다 신선의 손바닥이라니...... 이미지와 의미가 쉽게 수긍이 가지 않는 연.. 더보기
외현 장세훈 선생의 2월 외현선생의 글을 보노라면 마치 물이 흐르듯 막힘이 없고 유려하다 무욕의 선사가 소풍을 나온 듯이 여유롭고 꾸밈없는 소박한 마음이 배어나온다 고고한 선비가 선인의 뜻을 되새기며 담담하게 써 내려가는 자기 연찬의 모습을 연상한다 정월대보름을 연상했는지 초코렛보다 쑥국이라.. 더보기
포항에서 오신 손님 이보오 산촌에 유거하는 나를 찾아와 주니 기쁘고 즐거운 마음이 가득하오 이제 확실히 그대들의 어깨를 짓누르던 짐을 내려놓고 홀가분한 듯 하구려 그리고 직장을 떠나서도 옛 정을 잃지 않고 도타운 정으로 왕림해서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우며 보낸 시간들이 아름답소 돌아가서도 .. 더보기
외현선생의 1월 외현선생이 만든 1월의 달력은 호천왈단이라는 네 글자의 서예작품이다 글씨와 그림의 경계를 넘은듯한 붓의 발걸음이 절제되고 거침없어 보이는 작품이다 昊天曰旦 及爾游衍 (호천왈단 급이유연) 하늘이 밝아 네가 너그러움을 행하도록 하셨도다. 한 해가 시작하는 정초에 작가는 옷깃.. 더보기
달력인지 서화첩인지 이런 달력을 본 적이 없다 부부의 사랑과 행복이란 주제로 가윤이 먹을 갈고 붓은 늘보가 잡아 만든 백퍼센트 수제 서화첩이다 웃음인지 쑥스러움인지는 몰라도 고개를 떨군듯한 부인과 정색을 하며 이 사랑의 파수꾼이 되려는 듯한 남편의 엄숙함이 자아내는 웃음기에 내 정감이 담겨..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