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청곡의 글방

갈치1

 

 

                   갈치 1

 

             

낚시 바늘에 걸린 늘씬한 은빛 바다가

톡톡 도마 위에서 토막날 때마다 

흘린 은가루 점액질이 끈끈하다.

                                            

 

끼니를 잇기 위한 생존 본능은

분별심보다 앞서 분출하는 욕망의 마그마

쇠톱날 이빨로도 끊을 수 없었던 유혹의 밧줄

목구멍 너머로 파고드는 통한의 갈고리

정작 토해내는 건 헛바람으로 새는 비명


눈꺼풀 때문이 아니다.

갈치는 죽어서도 눈을 감지 못한다.




'청곡의 글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제야(除夜)의 종  (0) 2012.01.02
용추폭포  (0) 2011.12.23
곰삭음  (0) 2011.10.10
구천동의 밤  (0) 2011.02.10
남포와 반딧불이  (0) 2011.01.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