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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곡의 글방

제야(除夜)의 종

 

해가 바뀌는 시간의 경계선


파수꾼 하나 올빼미 같은 눈으로


숨소리마저 멈추고 있다.


 


 


시간의 수레가 온 세상을 끌고 가는


그 한 켠


한 무리의 사람들이 실려 두둥실 흘러간다.


사람들은 물처럼, 바람처럼 흐르는 시간을


하루, 한 달, 한 해 같이 다발로 묶어두지만


수레는 괘념치 않는다.


 


 


수레가 젖은 하늘을 건너며 철썩 거린다.


세월의 징검 다리를 건너며


둥둥둥 종소리


하늘에 파문이 되어 번져간다.


 


 


중절모를 쓴 사내가 고개를 쭈욱 내밀며


저만치 뒤를 돌아보는 밤이다.


 


 

2011년이 저문다.

내일 아침에 뜨는 태양이

특별할 까닭이 딱히 있는 것은 아니지만

나도 사람들을 따라

저무는 시간을 지켜본다. 

허허

세월을 담아두는 봉지에

6이란 글자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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