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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곡의 글방

용추폭포

 

용추폭포

 

 

 

타산 준령 수백 구비 돌아 돌아

골바닥을 五體投地하는 순례자들

‘낮은 곳으로 임하소서’


 


찬가와 기도로 걸어온 길은

이제 끊어졌노니

낭떠러지로 몸을 던져야 한다.


투신하는 궤적은 텅빈 공중으로 난 길이려니

가야 할 길이 절박하지만 매의 눈처럼 아래를 응시하며

깊은 들숨에 바람마저 숨을 죽이고 있는데

.

.

.


.


투신하여 피멍으로 패인 龍湫

우르르쾅 쏴아아 우우웅 쑤우웅

요동치는 벌떼의 아우성


 

백척간두에서 낙하한 기합 소리가 물거품을 안고 솟구치더니

매복하듯 돌출한 바위에 부서진 분신들이 울음 운다.

맨 밑바닥을 흐르던 汚辱을 씻어내는 씻김굿판인지 

무당의 섬뜩한 칼에 무수히 난자질 당한 방울 소리가 거세진다.


‘뒤돌아 서지 말라’를 외치며 뒤따르는 군중들의

아우성이 앞으로 앞으로 진격한다.


 

투신한 분신들이 서로 몸을 비비며 춤사위로

수천의 건반들이 어우러져 조율되어

빛과 바람과 향기가 물안개 되어 무지개 뜨리니


 


(2011년 겨울에 고우회 친구들과 여행 중 무릉계곡의 용추폭포를 다녀온 후에.............).  


 

 

아래 사진과 소개글은 '캠핑'님의 블로그에서 퍼 온 것이다

 http://blog.naver.com/PostView.nhn?blogId=ikkabari&logNo=120143873091

 

용추폭포 

겸재의 폭포는 세굽이 휘돌아 친다. 폭포의 끝에는 떨어지기 전에 세굽이 물결이 휘돈다.

떨어지는 꼬리가 길다. 장엄하여 경외스럽다. 힘이 느껴진다.

삼부연폭포,천지연폭포,금강산 구룡폭포가 그렇다.

이들은 수컷의 양기가 느껴지나 용추폭포는 평양기생의 자태이다.

'논다'하는 팔도의 한량들을 한방에 보낸 색기를 지니고 있다.

추노의 평양제일의 기생 '제니'는 평야기생의 현대적 해석이다. 폭포는 제니의 재해석이다.

절개와는 거리가 먼 폭포는 두고 두고 또 와도 가지말라고 잡을것 같다.

그게 기생의 삶이다.
"님 최고"라는  거짓말을 알면서 속아넘어가는 것이다.

일본 신쥬큐거리의 가부키배우 와는 차원이 다른 아름다움이다.

 

두타산이 내세우고 무릉계곡이 자랑하는 최고 명승지는 바로 쌍폭포와 용추폭포이다. 태백산맥을 힘들게 넘어온 물줄기가 두타산에 이르러 펼쳐놓은 풍광은 어느지역에서도 볼 수 없는 산맥의 기품이 서려있다. 옛사람들은 이 골짜기의 물길을 거슬러 한양으로 갔다. 골짜기 너머에선 백복령이 있고, 그너머가 정선땅이다. 유유하던 골짜기가 시작할때 쯤 선녀탕 장군바위가 나온다. 폭포는 이 다음이다. 쌍폭포는 신비하나 보는 맛이 없다. 폭포는 밑에서 위로 보는 것보다 폭포위에서 보는 경관은 마치 부감법으로 조망하는 듯한 시원스러운 눈맛을 갖게 한다.  용추폭포가 그렇다. 쌍폭포는 시선이 마주하여 호쾌한 맛이 덜하다. 용추폭포을 옆으로 하여 휘돌아 몰아치듯 폭포의 위까지 오르는 계단이 있다. 소복히 떨어지는 물줄기가 부드럽다. 용이 승천하는 모습의 마지막인 용꼬리만 보인다 하여 용추라고 한다. 폭포는 떨어지는 아래쪽에서 물줄기를 보는 것 보다. 위쪽에서 굽이쳐 모이는 곳이 보기 좋다. 아는 사람만 알던  이폭포가 최근 1박2일 전국 6대폭포로 선정되었다. 이승기의 손길이 닿았는지 폭포는 수줍어 하듯 떨어졌다. 폭포는 암놈 인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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