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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즐거움

일본여행기 2 (료안지)

 

                                                료안지 (용안사,龍安寺)

                                               

                                                                일본 여행 이튿날 오후 - 료안지를 가다.

연못은 최근까지도 많은 원앙새들이 쉬어가는 연못으로 알려져 있다고 한다.

 

절의 본관을 가기 전에 우리를 맞아주는

Kyoyochi 연못(鏡容池)에

글자대로 얼굴을 비추는 연못에   

우리는 원앙새떼처럼 비쳐지리라.

멀리 이국의 땅 료안지에 와서 많이 느끼고 배워 가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많은 일본의 사찰이나 신사에서 보여지는 섬세한 인공미와는 다른

자연적인 못, 한국적 친근함의 다가온다.

울창한 수풀, 마음껏 키가 자란 나무들........

여기서는 왜색이 좀 약화된 느낌이다.

나뭇가지를 잡아주기 위해 적잖은 비용을 투입해 연못에 세운 보조대를 보며

그들의 수목에 대한 경건함마저 느껴졌다. 우리 같으면 거침없이 톱으로 잘랐을텐데.......

 

포항의 오어사 연못을 돌아가는 느낌이랄까?

연못 안, 작은 섬을 연결하는 다리를 건너 끼니를 때운다.

 

봉납- 주홍 기둥에서 새겨진 글자는 아마 조상님들께 바치는 제물이리라.

작은 석상이 앙증스럽다

치마를 두른 것인지 ..........

블현듯 어린 시절 내 생일에 정안수와 하얀 쌀밥을 웃목 정갈한 짚더미위에 떠놓고

삼신할매에게 손을 비비는 할머니 생각이 언뜻 난다.

일본의 토속 신앙의 한 모습이 보인다.

 

절의 본관은 흰 색의 벽으로 우리의 사찰과는 매우 다른  간결한 건축 형태이다.

다다미방은 텅 비어 있다.

텅 빈 것은 공(空)으로 충만한 것이다.

 

 아!  수행 선사들

맑은 마음으로(心齋)

                                                                마음을 잊은듯 (坐忘)

 

병풍에 선승들의 글씨를 가만히 바라본다.

거침없는 필획으로

무애자재의 경지에 이른듯한

선사의 고함 소리가 치열하다.

 

돌로 만든 정원(석정)

이미 인터넷으로 주요경관을 둘러보고 오긴 했어도 참으로 보고 싶었던 명소!

 

선승들의 품격 높은 사유와 예술의 경지가 드러나는 료안지의 보물이다.

선승들이 연출한 광활한 우주의 축소판인가?

도달해야 할 선의 유토피아인가?

엄격하고 치열한 수행자들의 여유의 공간인가? 

가혹한 선 수련 과정에서

선의 삼매에서 이 망망대해를 유영하며

참 나를 깨달아 가는 선사들의 법열은 얼마나 충만할 것인가?

 

 

어찌 말로써 표현하리.

말로 표현된 것은 이미 도가 아닌 것을

 

선사들의 예술적 공간

그 광활하고 깊은 여백에 잠기고 싶을 뿐..........

 

 

 

 

지극한 단순미-

물도 풀이나 나무도 없다.

직사각형의 큰 수반에 모래를 깔고

유채 기름으로 반죽한 낮으막한 

먼 바다 건너 아득한 수평선이나 창공의 지평선 같은 

흙담장 안에

 크고 작은 돌 15개를

적절하게 배치한

돌의 정원

 

 

많은 사람들이 마루에 앉아서

몰입하듯 석정을 바라본다.

 

어떤 수석 전문가

어떤 정원사가

어떤 미학 교수가

평가할 것인가?

 

사람들은 그저 자기의 인식의 폭만큼

받아들이면 되는 것이 아닌가?

 

용안사로 가는 길가의 일본 주택

정성으로 울타리를 만든 전형적인 일본의 주택-

그들의 수목에 대한 애정과 기술이란.........

 

장학사가 장학지도 나온듯이 정돈된 주택의 수목들

 

 

 

 

조상을 숭배하는 사당인듯......

작은 돌부처에 대한 저 애틋한 정이란...........

(좀 더 자세히 알아봐야 할듯)

 

 

 

교요치 연못가에서 서정에 흠뻑 젖다

 

석정의 한 부분

 

 

 

 

절에서는 죽은 영혼의 넋을 고이 모시는 습속이 있어

산 사람들은 절에서 위안을 얻는 것인가

 

 

쿄요치 연못에 날아온 원앙 한 쌍 ㅋㅋ

 

 

원앙새 노니는 연못의 아름다운 풍경

 

조상에게 봉납하는 사당인듯.......

(요기 좀 하니까 살만 한 가)

 

정겨워 꼭 껴 안아주고 싶은 돌부처

 

 

본당 앞에서 - 건물이 특이하다

일반적 사찰 형식에서 자유로운 게 보이네

영주의 별장이었다니까 그렇겠지.

넓은 돌계단, 대나무로 엮은 울타리 좀 봐

 

 

운개 - 구름 한 점 피어나다 (선어 한 귀절인듯)

자지산인 맞지요

 

거리낌 없이 써 내려간 필체들에서 선사들의 품격이 느껴진다

 

석정 한 부분 - 저 담 좀 바라봐. 저 담 너머의 우주를 바라 봐

 

외로운 섬인지-아! 멀고도 아득하다

 

심안으로 바라보기, 혜안으로 사유하기

 

저 바위에 앉은 이끼 좀 만져 봐, 저 물소리 들어 봐

 

일본의 정원은 매일 세수를 한다

 

 

“이보게! 인연이 닿았다고 아쉬움 두지 말게나.” 언제 다시 올 기약없이.......

 

 

 

 

“어이 바보같은 청곡! 뭘 그리 얻겠다고........” 여행은 얻어가는 것이 아니여!

 

 

 

 

 

 

 

      텅 빈 충만

(모처럼 paradox 한 구절 써 먹다)

 

1450 호소카와 카츠모토가 선사로 창건

1499 재건

1994 세계문화유산등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