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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고장, 내 고향 거창

황석산성에서

 

정유재란 그 절명의 위기에서

어미 품을 찾아든 새끼들을 품고

독살스럽게 항거하느라

 

황석산은 정수리에 암봉 또아리를 이고

척추 아래로 천애의 절벽으로

금기줄을 둘렀다

 

신령한 기운으로 뭇백성들의 땅을 굽어볼 때는

천혜의 낙원을 감싸더니

정유 참화에 산이 가슴을 치며 울다울다

바위의 골수에 생긴 괴사

 

피바위를 옆디어 통곡하며 혈흔을 씻기고

산철쭉 연분홍 곱게 갈아입고

진혼무를 되풀이 하건만

 

삭아내린 파편들 툭툭 떨어진

황석산성 들틈지기에서는

그 날의 투혼과 비명이 새어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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