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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곡의 글방

눈오는 날 - 제 멋에 겨워

 

분설(粉雪)이 난무하는 중이다

이런 날은 제 멋에 겨워 흥을 내보는 일도 좋지 않으랴

임의로 조어한 사자성어 음풍농설로 추임새를 넣어보자

 

백설은 환상의 나라에서 파견한 요정이다

환타지아 축제를 주관하는 천상의 주재자는 신비를 극적 효과로 현상화한다

「제 눈으로 똑똑히 보고 만져야 믿는 사람들에게 신비의 휘장을 슬쩍 열어 보여주리라」

 

「천지만물을 뒤덮으리라」라고 하자

천지사방의 구름들이 운집하여

백설로 분장한 무수한 요정들이 하강하는구나

 

현무를 수호신으로 하는 북방의 나라에서 파견한 하늘의 메신저로구나

순백의 형상으로 변하여 지상에 파견한 천상의 대리자던가

요정들의 몸짓이며 행보는 춤사위로구나

지상 만물을 포근히 감싸기 위해 소리없이 가뿐히 접촉하며 쌓이는구나

 

세상 사람들을 위로하고 무뎌진 감성을 회복 시키려

벌어지는 축제의 마당

눈 내리는 무대에 어린이와 강아지가 뒹굴고 뛰며 환호하니 천국의 신비를 잠시 재현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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