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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생활의 즐거움

이끼를 덮은 바위

월성천 산책로 한 켠에 잠시 머문다
사각의 바위 위에 핀 이끼가 노란 작은꽃을 피우고 있다
직사면체 바위는 모암에서 분리된 파편이고 산비탈을 하강하는 중이다 아직 계류에 입수하지 못한 상태라 모서리가 날카롭다

나는 무언의 대화를 한다
길손이여
억겁의 시간을 순례하는 길에 들어섰구려
보아하니 아직은 초보로 보이는군요

나는 1시간에 6키로를 걷는데 바위는 나와는 전혀 다른 차원으로 이동한다
그렇지만 분명한 것은 바위도 끝없이 변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바위의 몸체에 비바람이 파고들어 균열이 생기고 우리가 잘 파악하지 못하는 여러 계기들에 의해 부서지고 굴러내릴 것이다

비탈에서 숨을 고르며 바위가 쉬고 있고 이끼가 평평한 면에서 마을을 이루고 있다
바위는 느긋이 이끼를 뎦고 가는 길을 서두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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