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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곡의 글방

유명하지 않음의 홀가분함

유명하지 않아서 누릴 수 있는 홀가분한 자유가 있다
유명해지면 타인의 부러운 시선을 받는데 그 시선의 이면에는 견제와 질투가 숨어있다
일거수일투족이 입방정에 오르내리며 운신의 폭이 제한되어 부자유스럽다

게다가 유명해지면 스스로도 유명 인사의 격을 맞추어야 하는 부담감으로 입이 무거워지고 행동거지가 자유분방하지 못하고 옷이 화려해야 하는 제약에 갇힌다
유명인들은 화를 입기 십상이라 경호원을 대동하기도 한다

허드레 옷을 입고 길거리 음식을 먹으며 혼자 또는 친구와 어울려 쏘다니는 즐거움을 누리지 못한다
생얼의 당당함, 상스러운 저속함, 격식에서 해방되는 간편함을 누리지 못한다

유명인들에게 익명의 홀가분한 자유는 언감생심이다
어떤 유명인사는 '잊혀진 사람으로 남고 싶다'고 하여 세간의 화제가 되었지만 진심인지 레토릭인지 아리송하다

유명하지 않은 사람은 홀가분한 자유가 덤으로 주어진다
꾸밈없이 산다는 것이 얼마나 홀가분한 자유인가?
유명인으로서 누리는 욕망 충족과 거기서 해방된 홀가분한 자유의 절대 총량이 어느 쪽이 더 클까?

장자의 권고를 인용해 본다
'선을 행해도 이름 날 정도로 하지 밀고, 악을 행하더라도 죄 받을 정도로 해서는 안된다'
유명해지면 자의식이 확고해져서 부자연스럽게 살아갈 수 밖에 없다고 타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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