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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곡의 목공방 - 나무둥치

귀면와

 

귀면은 도깨비의 얼굴이라고 해도 될 것이다.

놀랍게도 귀면은 우리의 전통 문화와 의식 구조에 투영되어 있다.

척사구복의 의미로 지붕이나 대문 등에서 흔히 발견된다.

 

 

부리부리한 눈은 불툭 튀어나오고, 외 눈에 외 뿔을 가지고 있으며

도깨비 방망이를 가지고 다니면서 사람을 홀리거나 벌을 주기도 하는 도깨비.....

 

 

이런 도깨비는 우리의 전설과 민담에서 자주 등장하는 상상의 근원이다,

 

느티나무 고목을 몇 동강으로 분리해 둔 것이 있어 귀면을 새겨넣는다.

자귀질로 나무를 먼저 다듬은 뒤 밑그림을 그려넣고.....

며칠이나 걸릴 것인지 모르지만

요즘 신명날 때 작업을 하는 것이다.

 

 

 

 

부리부리한 눈, 뭉툭 튀어나온 코, 큰 입에 송곳니와 잇발들, 이마에 난 뿔....

당초문양으로 복잡하고 무서운 느낌을 주면서도 아름답게....  

 

 

 

 

어째 도깨비가 웃는 상이다.

이 녀석은 사람들을 괴롭히지 않고 잘 놀리고 웃기는 특기가 있으려나...

 

 

 

 

얼굴의 입체적인 느낌을 높이기 위해서 깊이를 더해야 할 것이다.

나무가 뚜꺼워서 좋다.

세밀한 공간에 사용할 둥근칼을 2개 하이스강으로 만드느라 반나절이 간다.

 

 

 

 

 

 

하루 종일 컨테이너 공방에서 작업에 열중한다.

독락의 경지란 바로 이런 것인지......

내 손 끝에서 조금씩 이루어지는 가치의 실현이다

내 땀과 의지의 결실이 외관적 아웃풋으로 즉각적으로 나타나는 즐거움이란.....

 

 

 

 

 

어떤 이들은 매우 궁금해할 것이다.

그것 만들어서 무엇하느냐고.....어디에 팔 것이냐고........

그런 질문에 일일이 설득하려 하지 않을 것이다.

그저 빙긋이 웃기만 할 뿐......

 

 

 

 

 

사포 작업하느라 장갑의 오른쪽 엄지와 집게쪽이 제일 먼저 닳는다.

일정한만큼 사용한 사포의 면이 닳으면 접고 또 접고.....

이윽고 너덜너덜한 걸레 같은 사포는 버려지고

이런 시시콜콜한 과정마저도 소중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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