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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곡의 글방

잔디와 잡초

잔디밭에 제초제를 뿌린다
우기에 제 철 만난듯 잡초가 잔디밭에 더부살인지 공생인지 함께 뒤섞여 자라니 일년에 두어 번 제초제를 뿌리지 않을 수 없다

바람을 타고 망망 창공을 유랑하다가 잔디의 나라에 착륙한 것이 무슨 죄라도 된다는 말인가!
신대륙을 찾아 나선 여러 풀들, 바랭이, 명아주, 질경이, 닭의장풀과 비단풀과 이름도 모르는 풀들이 희생된다

잡초들이 하층 노마드들의 서러운 표정과 원망 가득한 준엄한 말을 남기며 독약을 마신다

이 영감탱이야
어찌 우리를 차별하는 것이더냐
이 땅이 잔디들 독점하란 법이 어디 있다더냐
이러고도 정녕 도사가 되기를 바라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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