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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곡의 글방

버섯

억척 같은 푸른 손과  뿌리조차 없이 오매불망 한 품만 파고드는 더부살이 사내
천성인지 운명인지
조금만 제 성미에 어긋나면 잠복해 버리는
비밀 투성이에 까칠한 성미

그런 주제를 아는지 모르는지
갓 하나 달랑  쓰고 자존심은 어찌나 센지
나도 당당한 족보가 있다며 싸잡아 한 등속으로 보지 말라며 쑤욱 얼굴을 내밀며 폼을 잡더니

기분이 고조되자
'나만한 사내 있으면 나와 보시오'라며 제 아랫도리를 내밀며 의기양양하다
지나는 길손인 나도 호응하며 입꼬리를 치켜 올리며 고개를 끄덕이고
박수 한 번 치고

         (뒷산에 오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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