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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곡의 글방

바둑판과 정치판

바둑은 두뇌 스포츠로 제일이 아닌가 싶다
신선 놀음에 비유되기도 하는데 그만큼 재미가 있어 시간가는 줄 모르는 놀이다
재미를 주는 까닭은 승패라는 명확한 승부 구조 때문이다
양자 간의 생사를 넘나드는 싸움 속에서도 교묘한 양보와 타협  강공과 방어가 이루어지는 전쟁 놀이다

바둑을 좋아하는 또 하나의 이유는 공정함에 있다  승패를 가르는 기준이 명확하고 규칙상의 하자가 없어 패자도 수긍하지 않을 수 없다
어떤 특권과 차이도 이 엄정한 규칙에서 벗어날 수 없다


정치는 바둑과 유사한 점과 차이가 있다
승리를 위한 투쟁이라는 점이 공통점이다
흑과 백, 여당과 야당이 본질적으로 대결 구도에 있어 투쟁은 피할 수가 없다
타협과 조정도 승리를 향한 종속 과정이고 수단으로 여기는 것이다
바둑은 룰이 명쾌하고 단조로워 부정이 개입될 소지가 거의 없지만 정치판은 룰만으로는 분쟁을 해결하기 어려운 복잡다단한 구조라는 점이 차이가 있다
바둑은 승자와 패자로 귀결되는 게임, 오락 차원에 머물지만 정치판은 국가 차원에서 구성원들의 삶의 방향과 질에 영향을 미치는 중대사를 다룬다


바둑판은 승리 쟁취를 위한 룰이 명확하다 과정이 공정하고 기회가 균등하여 분란이 없이 결과에 승복한다
정치판은 워낙 복잡한 구조라 고차 방정식과 같다
룰만으로는 해결이 어려운 복잡다단한 구조다
승자에게 주어지는 권력의 달콤한 맛에 부정과 불공정이 횡행하기 일쑤다

이렇게 서로 다른 차이에도 불구하고 정치판이 바둑판에서 배워야 할 점이 있다
공정하게 싸우라는 원칙이다바둑의 명확한 룰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은 유권자들의 성숙한 의식과 냉철한 판단력이다
정치인들의 저급한 말, 분열조장, 거짓 정보, 무책임한 유혹에 현혹되지 않아야 한다
특히 팬덤에 갇혀 맹목적이고 부화뇌동하는 유권자가 되어서는 안된다
눈을 부릅뜨고 현명한 감시자, 냉철한 심판관이 되어야 한다
한 쪽 눈만 뜨고 정치판을 어찌 똑 바로 볼 수 있겠는가?
유권자들의 성숙한 정치의식으로 참여하고 비판할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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