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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생활의 즐거움

천지인을 상징하는 바위 배치

뒷 뜰에 작은 동산을 만들 때 설렘과 즐거움을 회고해 본다
뒷산의 산자락이 끝나는 곳이라 바위가 많은 땅이라 자연석을 활용하여 동산을 꾸미고 싶었다
밭이었던 대지에서 묻혀있던 바위들이 노출되면서 대부분은 석축으로 사용되고 남은 바위로 요 작은 동산에 세우기로 마음을 먹었다

돌을 어떻게 배치할까를 생각하다가 뇌리에 스치는 개념 하나가 <삼재>였다
주변을 샅샅이 둘러보며 바위를 탐색하기 시작했다


하늘을 상징할 바위는 크고 우뚝 솟아  웅장한 느낌이 있어야 한다
땅을 상징할 바위는 넓고 평평한 대지처럼 안정감이 있어야 한다
사람을 상징할 바위는 하늘과 땅 사이에서 적절히 조화를 이루는 선돌(입석)과 누운 돌(와석)의 중간 형상이 좋겠다

남은 돌 중에서 마음에 쏙 드는 돌을 고르기가 쉽지 않았지만 내 의도는 명확했었다
17년이 지나 돌에 이끼가 자리를 잡고 몇몇 나무와 화초들이 어우러지며 내 산책과 정원가꾸기의 대상이 되고 아울러 감상과 사유의 바탕이 되기도 한다

최광진의 <한국의 미학>에서 우리 전통 미학을 접화의 미학으로 내세우고 나는 매우 공감한다
하늘과 땅이라는 양극단의 이분적 구조가 아니다  하늘이 땅에 우월하고 땅은 종속적이라는 사상은 서구적 사상이다하늘과 땅이 접화하여 사람이라는 독립적 주체가 등장하여  천지인이라는 절묘한 삼재사상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우리의 단군신화, 천부경은 이런 삼재사상을 잘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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