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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곡의 글방

반려돌 유감

반려돌이 세간의 화젯거리가 된다
반려란 사전적 의미는 짝이 되는 동무다
삶의 여정에서 동행, 동반하는 것이라면 무생물인 돌까지도 가능하다는 기존의 반려 개념의 범주를 뛰어넘는 엄청난 반전이다
반려묘나 반려견은 인간의 동물에 대한 자비와 사랑이 전제된다
사랑한다는 것에는 당연히 희생과 헌신, 고통이 수반된다
부모의 자식 사랑이나 어미의 새끼 사랑을 보면 누구나 공감하는 진리다
반려에는 상호 감정의 공유나 의사의 소통이 이루어질 때 가능한 것이다 쌍방 소통이 아닌 일방적인 것에 그칠 때는 반려라기보다 애완 차원에 머무를 것이다  

돌까지도 반려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인식이 그저 스쳐가는 유행에 그칠지 보편화된 하위 문화로 자리잡을지 궁금하다
오죽했으면 돌을 짝으로 여길만큼 바쁘거나 외로운 것일까? 오죽했으면 어떤 불편과 희생도 치르지 않을만큼 이기적인 것일까?

수석 애호가인 내 친구 하나는 고옥의 마당을 정원석 전시장으로 만들었다
수석을 탐석하기 위해 전국의 산천을 누비던 열정도 대단하지만 돌을 돈으로 여기는 상업적 마인드라곤 없는 순수한 수석인이다
다음에 만나면 그의 반려돌에 관한 의견을 들어봐야겠다

다소 성급한 판단이지만 나는 반려돌에 대해 냉소적이다
명석 앞에서 찬사를 하면서도 반려돌에 대해서는 부정적이다
밥을 먹지 않는 돌, 똥을 싸지 않는 돌과 진정한 사랑과 소통이 오갈 수 없는 것은 자명하다
호기심이 빚은 일시적 유행일 뿐이고 그것을 부채질 한 것이 상업주의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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