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원에서 열리는 윈드오케스트라 공연에 초대된다
처제가 플루트 연주자로 단원의 일원이라 언니와 형부를 구경 오라고 한 것이다
직업적 전문 연주자가 아닌 일반인들로 구성된 오케스트라로 삼십 여 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오케스트라 연주를 좋아하지만 직접 공연회에서 듣기는 처음이다 게다가 처제가 연주를 한다니 거창에서 달려온 것이다
단원들이 제각기 악기를 들고 입장하여 자리를 잡자 아내가 여동생이 저기 있다며 위치를 알려준다 아내도 한 때는 플루트 취미생활을 했는데 동생이 이렇게 알찬 결실을 맺는 것을 보고 누구보다 기뻐할 것이다

평소에는 일주일에 1회 합동 연습을 하고 연주가 임박해서는 2회 연습을 했는데 이소윤 지휘자를 중심으로 단원들이 기량이 크게 향상되었다며 연주를 마친 벅찬 기쁨을 전한다
연주곡은 클래식과 한국 가곡, 크리스마스 캐롤, 대중가요로 구성해서 관람객들의 기호를 고려했다고 한다
처제의 악보 파일을 들추어 보니 악보에 형광펜 덧칠이며 꼼꼼한 표시들에 노력의 흔적들이 배어나온다
처음에는 윈드 오케스트라가 무엇인지 몰랐는데 대부분의 연주자들이 악기를 입으로 불고 있다
색소폰, 클라리넷,트럼펫, 트럼본, 플룻은 불어서 내는 음이고 뒷줄의 북과 심벌즈 등의 타악기는 두드려서 내는 음이다
아! 윈드 오케스트라란 관악협주로구나 가장 오래된 악기인 타악기와 관에서 진동하는 소리로 음을 내는 관악기의 협주라는 기본 상식을 들으며 깨닫는다
사람의 체내에서 나온 숨의 바람이 관의 떨림판을 자극하여 진동하는 음악이로구나
윈드 오케스트라란 의미가 이제야 이해된다

바람의 어울림이요 바람의 축제가 아닌가!
아름답고 순수한 숨으로 바람을 일으키려 연주자들은 온갖 잡념을 떨쳐내고 전신을 집중하여 바람의 변화무쌍한 걸음을 시작한다
온갖 바람이 모여 한 치도 어긋남이 없는 질서와 아름다운 조화를 이룬다 하나의 악기는 공동의 화음을 위해 개성을 앞세우지 않고 화합된 음악은 개성을 억압하지 않는다
아무리 개별 연주에 뛰어난 능력을 가져도 오케스트라의 단원이 되기 위해서는 재능과 개성을 절제한다
개체와 전체와의 질서있는 조율로 창조하는 음들의 조화로운 유토피아의 길로 인도하는 지휘자는 엄격한 장수요 자애로운 모성으로 단원들을 인도하는 대열의 선두에 선다


공연이 끝나고 단원들의 노고와 성취를 축하하며 무대에 올라 꽃다발을 건네고 사진을 찍는다
판소리를 하는 처제인 박순천도 참석해 기쁨이 크다 사촌 자매들이 음악이나 미술 사진 분야에서 열심히 재능을 도야하고 발표를 하며 삶을 풍성하고 아름답게 가꾸어 나가니 자랑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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