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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곡의 글방

우리는 타자의 욕망을 욕망한다

타자의 욕망을 욕망한다는 라캉의 유명한 말은 비수처럼 우리 마음을 찌른다
우리가 욕망하는 것들이 과연 진짜로 나의 필요나 요구에서 나온 것일까?
 

 
라캉의 욕망이론은 프로이트의 무의식 이론에 바탕을 두고 있다 무의식 형성에 중요한 시기인 어린 시절에 부모, 가족, 교사와 같은 타자들의 언어가 큰 영향을 끼쳤다
한겨울의 매서운 바람 소리에 집 없는 이들의 딱한 처지를 걱정하던 어머니의 말은 인간애를 무의식에 자라게 했다 일본 사무라이 이야기를 자주 했던 아버지는 극기와 정직, 용기의 가치를 무의식에 이식했다

오늘날의 정보화 시대에는 누군지 특정하기 어려운 사람들이 무수히 내 무의식에 들어와 나 아닌 내가 되어 있다
그들이 원하는 것을 나도 모르는 새에 나도 원하게 된 것이다
명품 구매, 고급 세단, 고급 아파트, 대기업 취업, 고액 연봉 등과 같은 것들은 누구나 가지기 어려운 희소 가치가 있고 다수가 소유하고 모방하고 싶은 타자의 욕망이라는 것이다 욕망의 주체가 진정한 내가 아니라는 것이다

지인 한 사람은 낡고 작은 아파트에 사는데 그는 부동산 투자가 삶의 본업처럼 여기는 것 같다 그가 접촉한 사람들, 정보들이 그렇게 만든 것이다 좁고 불편하지만 아파트를 매각하면 큰 돈이 된다는 것을 위안 삼아 견디며 산다 그러나 매각할 생각은 거의 없어 보이며 단지 앞으로 얼마까지 오를 것인가를 꿈꾼다
그는 가난한가 부자인가 혼란스럽다 잠재된 부와 현실적 궁핍의 경계가 애매하다
자본주의가 초래한 이데올로기의 한 단면이다

자본주의가 무수히 생산하고 유통하는 정보들을 시시각각 퍼 나르는 매스콤, SNS들이 대중들을 길들이고 유혹한다
온갖 정보들을 동원해서 꿀맛을 보이며 자본주의의 신봉자나 맹신도로 개조하려고 한다
이런 사회 구조에서 과연 진정으로 자유롭고 주체적인 존재로 살아갈 수 있을까?
사회 현실을 수용하며  사회의 흐름에 동조하면서 살아가기보다는 문제를 인식하고 의문을 품고 비판하고 개선책을 고뇌하는 존재로 살아가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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