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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방 담화

매화 서화첩 감상

 

 

매화는 선사 시대부터 꽃을 피웠다고 하니오랜 역사를 통해 

매화의 향기는 우리 몸 속에 깊이 배어있다.

매화는 겨울의 언 땅에서만 피는 것이 아니다.

역사와 사회의 모진 한파에 시달려온 동북 아시아인의 가슴 속에서도 매화꽃은 향기롭게 피었다.

그것은 시가 되고 그림이 되고 종교적인 이념과 믿음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일상적 생활 풍습 속으로 들어오면서 생활 도구에 멋을 주는 장식의 문양으로 나타났다.

 

 

고난과 추위를 견디고 이겨내는 삶의 방식으로서, 雅致의 미학적 모델로서,

그리고 脫俗과 高節의 이념으로서 늘 우리 곁에 있어왔다.

매화는 상징의 숲, 그 이미지의 바람 속에서 자라기도 한다.

매화는 색바랜 고서의 종이 위에서, 병풍이나 족자의 섬세한 비단 위에서

때로는 청자와 백자의 차가운 도자기 위에서 개화한다.

마치 말과 글, 몸짓과 눈짓처럼 하나의 상징적인 기호로 화한 꽃이며 나무이다.

 

 

연꽃이 불교의 꽃이고 장미와 백합이 기독교를 나타내는 꽃이라면

매화는 단연 유교를 상징하는 꽃이다.

매화는 청빈 속에서 살아가는 깐깐한 선비의 기개이고

눈 속에서도 몰래 풍기는 매화의 향기는 군자의 덕이다.

 

그러한 유교적 이념이 詩題가 되면 한시와 시조가 된다.

그리고 다시 畵題로 옮겨지면 사군자나 歲寒三友 같은 문인화가 생겨난다.

그리고 수묵의 매화가 일상적 도구를 장식하는 의장이 되면

사랑방의 문구와 여인네의 쪽에 꽂는 매화잠 깥은 장식구가 된다.

 

 

 

채용신(蔡龍臣), 민화, 화조도 8폭병풍의 부분, 조선

매화꽃이 만개한 등걸 속에서 영특한 원숭이가 앉아있다.

원숭이의 표정은 화사한 매화만큼이나 싱그럽다.

매화와 원숭이가 절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어 흥미롭다.

 

 

 

 

 

석도(石濤), 세필매화도(細筆梅花圖),  청나라

명나라황실의 나라 잃은 설움을 매화도에 실었다.

세파를 이겨낸듯 구불거리는 가지에 듬성듬성 매화가 피었다.

매화의 기굴(奇崛)한 모습에 자신의 심경을 담은듯  하다.

 

 

 

 

 

나빙(羅聘), 三色梅圖, 청나라

청,홍,백의 매화가를 그린 삼색매화도는 기법의 변화에 역점을 둔

청나라 말기의 매화도의 특징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진헌장(陳憲章), 萬玉圖, 명나라

매화의 희고 정결한 모습을 빙기옥골(氷肌玉骨)이라고 한다.

만옥도의 매화꽃은 활짝 핀 한송이 한송이가 마치 옥을 깎은듯 아름답다.

 

 

 

 

 

왕면(王冕), 墨梅圖, 원나라

왕면의 묵매도는 화면 가득 수많은 꽃을 그리는 것이 특징이다.

이 그림에서도 많은 가지에 둥근 꽃잎을 가득 달고 있는 매화를 그렸다.

나머지 공간에는 제발문(跋文)까지 가득 채워 꽉 찬 공간을 연출했다.

 

 

 

 

작자미상, 민화, 화조도 병풍의 부분, 조선

다양한 소재의 매화도 가운데 달을 소재로 한 민화 작품들이 많다.

달은 빛이 부드럽고 감싸는듯한 서정성이 있어

기품과 절조가 있는 매화와 잘 어울린다.

 

 

 

 

 

작자미상, 민화, 古事圖 병풍의 부분, 조선

매화를 사랑한 송나라의 임 표의 삶을 그린 작품

임표는 고결한 매화를 아들로 삼고

순결한 학을 아내로 삼아 은둔생활을 하면서 신선처럼 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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