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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방 담화

陰陽五行으로 사유하는 木

 

 

                                                            불 븥은듯한 단풍나무를 한참동안 바라본다.

한두 뼘 밖에 남지 않은 햇빛이

진홍색 단풍잎에 반사된다.

 

기우는 해와 지는 단풍과 은발이 성성한 나

셋이 서쪽을 향해 일직선이다.

 

연두와 초록 옷을 입은 어린 봄이

노랑과 주홍을 갈아 입더니

어느 새 진홍옷을 입고 쇠락해가며

얼마지 않아 만추의 바람에 우루루 잎을 떨구리라.

 

 

 

 

 

이제 한 시절이 가는구나.

한 때가 가고 또 한 때가 오는 것을.......

 

 

음양오행에 관한 관심과 초보적 공부를 조금씩 하면서

나무는 오행의 이치를 터득하는 명리학 공부의 대상이 되거나

때로는 仁의 속성을 지닌 벗이 되고 스승이 되어

나도 모르게 작은 깨우침을 얻으며 삶의 위안과 기쁨을 얻는다.

 

 

 

땅에 뿌리를 굳건하게 내리고 있는 나무는

제 영역을 지키는 붙박이 식물이라

나무는 서로 다투지 않으며 평화롭다.

그러나 빽빽하게 우거진 곳에서는 살아 남기 위해 웃자라거나

서로 치열한 생존 경쟁을 하다 더러 서로를 해치는 

不仁도 있으니 

같은 나무 안에서도 음양의 이치가 있는 법이로구나.

 

 

 

 

 

오행에서 木을 바르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선 눈으로 직접 관찰할 수 있는 외형적인 나무와

정신적, 형이상학적인 나무의 본질을 두루 알아야 할 것이다.

 

木에서도 음양으로 나눌 수 있으니

陽木을 목의 기운으로 보고

陰木을 목의 질로 보는 시각에 수긍한다. 

남성 중에서도 남성스런 남성이 있고

여성스런 남성이 있듯이. 

 

 

 

 

목은 처음이나 시작하는 부분과 관계가 깊고

활동성이 매우 강한 본질을 가지고 있다.

 

사람의 시작이나 첫 단계는 어린 아이이다.

갓난 아기가 태어나고 자라듯이

생명을 가진 나무의 작은 씨앗들이

움을 틔우고 성장을 하면서 크게 자라다가

다시 번식을 다한 후에 수명을 다하니

오행에서 가장 인간의 본질과 유사하다.

 

 

 

 

아! 이 애기 소나무 한그루

 

소나무 씨앗들이 어떻게 바람의 등을 올라타고

허공의 길을 내며 신천지를 향한 것인지

마침내 최종적으로 정착한 불굴의 투지에 놀란다.

 

행여 한 발자국만 착륙을 잘못했더라면

결코 무사하지 못했을 운명의 기로를 극복한 어린 나무에 

옷깃을 여미며  허리를 낮춘다.

 

 

이 나무는 손수건을 가슴팍에 붙이고

청운의 꿈을 안고 입학하던

초등학생교 어린이가 아니던가?

 

아! 반세기 전의 코흘리개 내가 아니던가?

 

 

 

 

 

사람에게서 木의 기운이 강한 사람은

마치 어린이처럼 무슨 일에 착수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일 것이다.

어린이가 장난감을 가지고 놀다가 금방 싫증이 나서

팽개치고 다른 놀이를 찾는 것과 같이

한 번 시작한 일을 끝맺음을 잘 하기 어려울 것이다.

어린이들은 생기가 넘치는 활동가이다.

쉬지 않고 손발을 움직이며 활동을 하는 왕성한 기운이란.....

 

土, 金에 비하면 木의 활동성, 可變性이 뚜렷하게 드러나리라.

 

 

 

나를 돌아보게 된다.

내 안에 있는 목의 성분을 구체적 행동 패턴에서 찾아내며

빙그레 웃는다.

한 가지 일에 始終如一하지 못하고

끊임없는 변화를 추구하는 다채널 선호 방식에다가

수확하는 유형이 아니라 씨 뿌리는 유형이 아니던가?

 

 

 

 

 

 

나무의 매우 중요한 특징은 발산(發散)하는 성질을 가진다는 점이다.

수목이 자란다는 것은 제 기운이나 몸체를 키우고 확장하는 것이다.

연약한 어린 나무가 광합성 작용을 해서 왕성하게 자라 아름드리 고목이 된다.

그러기 위해 나무는 주로 가지 끝에다 생장점을 두고

수분과 영양분을 공급해서 자신의 몸체를 키우는데 힘을 집중하는

자연의 원리는 놀랍다.

 

木은 성장하는 구조를 하나의 본질로 한다.

어린이가 무럭무럭 자라남이 바로 성장의 구조가 아닌가?

 

 

 

 

 

오행의 火와 木은 共히 발산하는 성질을 가지나

다른 점은 발산의 방향성이다.

불은 사방으로 튀며 발산하지만

나무는 한 방향으로 발산하며 직선이나 곡선이다.

 

그리고

火는 성숙한 陽이라면

木은 덜 성숙한 陽이라고....

火의 방향성은 사방인데 비해

木의 방향성은 한 방향이기 때문이다.

 

 

 

 

 

 

 

나무는 꿈과 희망을 지향하는 理想家이다.

손을 뻗어 하늘에 닿으며 자신의 왕국을 확장하는

유토피아를 꿈꾸는가? 
최전선 초소에 파견되어 허공의 길을 개척하는 투쟁적인 프롤레타리아처럼.

 

 

나무는 눕지 않는다.

푸른 하늘의 이상에 닿으려 늘 허리를 곧게 펴고 서 있다.

설령 넘어진 나무라도 그 가지는 하늘을 향해 곧추서 있다.

 

 

청년은 과거, 뒤를 돌아보지 않는다.

오로지 미래에 대한 희망과 꿈에 부푼다.

그래서 청년들은 헛점이 많다.

두루두루 살피며 신중함을 견지하는

장년의 지혜에 까지는 이르지 못한다.

 

 

 

 

 

木은 靑春이다.

새 싹이 돋는 원기 왕성한 봄이다.

봄이 되어 새 싹 머리들이 땅을 솟구치며

분출하는 그 기운은 얼마나 왕성하던가.

 

 

색깔은 바로 靑色이다.

木의 기질이 강한 사람은 어린이나 청년처럼

순수한 열정이 넘치며 희망을 지향하는 기질이 강하다.

그러나 어쩌랴. 억압에 견디지 못하며 자제력이 부족한 것을

또한 좌절할 수도 있는 미성숙함을 지닌 것을.......

 

그리고 목의 기운이 강한 사람은 단순하고 솔직한 특징을 가진다.

복잡한 추리나 연구에는 목의 기운만으로는 부족할 것이다.

 

 

 

 

 

 

木의 방위는 동쪽이다.

해는 동쪽에서 뜨고 서쪽으로 진다.

서쪽이나 북쪽으로 향하는 집은 짓지 않는다.

아기로 태어나서 노인이 되어 죽듯이

태양이나 사람이나 시작하고 출발하는 지점은

동쪽인 것을 생각하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인체에 적용해 보면 목은 신경 조직이

마치 나무와 형태가 흡사하다.

그리고 木의 기운이 발산되는 영역은 視神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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