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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고장, 내 고향 거창

바람부는 날 (농월정에서 서상으로)

 

 

연어는 회귀 본능에 따라 늙어서 일생을 마치기 전에 태어난 곳으로 마지막 여행을 한다.


大海에 나가서 대부분의 일생을 보내다가 산란을 하기 위해 거친 물살을 거슬러 오르며


온갖 惡戰苦鬪 끝에 산란을 하고 생을 마친다.


물살을 거슬러 오르자면 강한 동력을 얻기 위해 꼬리를 맹렬하게 흔들며


저돌적으로 진격하며 물보라를 튀긴다.


종족 보존을 위한 자기 희생과 고난의 행군이 어찌 연어만이랴.

 

 

 

 

 

함양 서상에서 서하로 흐르는 물길을 거꾸로 거슬러 오른다.


농월정에서 서상으로 .......


바람이 세차다.


 


저물어 가는 歲暮의 오후,


종종 걸음으로 귀가하는 바람의 무리들이


 ‘우-웅’ 거친 숨을 몰아 쉬며 疾走한다.

 

 

 

 

 

갈대 빈 속이 속절없이 꺾이며


여린 나뭇가지들이 허리를 못 펴고 휘청 거린다.


박주가리가 벌어진 씨앗 주머니 사이에서


바람의 등을 올라타고 신천지를 향해 이주한다.


 


내 활처럼 휘어진 등을 두 다리가 끌고 나간다.


바람들이 서로 깍지 낀 손아귀와 어깻쭉지 사이의 빈 틈을 뜷고 나간다.

   

 

 

 

 

바람은 절기의 메신저처럼 산,내,들을 휩쓸고 다니며 새 절기를 선포한다.

나무들은 치열한 숨을 거두고 생육을 멈추며 긴 겨울에 대비할 것이다.

마치 순례자처럼 걸어오던 물의 나그네들도 서서히 걷다가

정지하며 굳어가는 얼음으로 변신할 것이다.

나도 빈 가지의 새 눈망울 같은 움처럼 이 겨울을 날 것이다.

 

차츰 수척해지며 내 안에서 마른 갈잎 소리가 날 것이다.

 

 

 

 

 

荒凉한 바람이 도도하게 도로 위를 질주하며


낙엽들을 이리저리 몰아 부친다.


“이럴 때는 순리에 따라 걸어야 하는 것인데....”


몇 번이나 歎息하지만 格物致知의 교훈을 얻으며 발걸음을 재촉한다.

 

 

 

 

 

 

거스름은 順의 질서에 대한 逆의 표현이다.


물은 당연히 낮은 곳으로 흐르는 것이 順理이지만


때로는 逆理를 찾아볼 수 있다.


나무 뿌리에 흡수된 물은 나무 줄기로, 나무 정수리 잎으로 올라가다가


결국 대기로 승화되는 예외적인 자연 현상도 있는 법이다.


위치기 높은 곳에서 하강하는 물의 낙하하는 힘으로


일정한 높이만큼 상승하는 현상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결혼을 하지만 신념에 의해 결혼하지 않는 이들도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권력과 부와 명예를 따라 살아간다.


그러나 그런 일반적인 흐름을 거스르며 살아가는 훌륭한 사람들도 얼마나 많은가?


 


보다 근원적이고 궁극적인 가치를 지향하며


고난과 고독과 가난과 불행마저도 順應하며


향기로운 삶을 살았던 삶의 모범들은 수없이 많다.

 

 

 

 

 

세차게 몰아치는 바람 앞에서


가족과 재산마저 팽개치고 자신을 따르라는 예수를 생각한다.


 


세차게 몰아치는 바람 앞에서


약속된 부귀영화를 헌신짝처럼 버리고 깨달음의 길로 들어선 싯타르타를 생각한다.

 

 

 

 

 

그리고 세차게 부는 바람 앞에서


삶의 오묘한 신비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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