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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생활의 즐거움

초록은 同色이 아니다

 

어제부터 내린 봄 비 이후에 ......

 

이상하다.

빗물에 초록빛 물감이 전혀 없었는데........

누군가 붓질을 한 것은 더욱 아닌데

온 산을 말갛게 씻기고 나니까

 

잎들이 초롱초롱한 눈으로 맑은 광채를 번득이며

미풍이 불자 이파리들이 손을 흔들며 깔깔거리더니

온 산이 꿈틀거리며 기지개를 켜고 뒤척인다.

 

'초록은 同色이다'라고 하는 사람은

여러 수종으로 우거진 봄산 앞에서 턱을 괴어보지 않은 사람들이다.

 

같은 수종끼리는 同色이라고 섣불리 전제하는 사람은

나무가 사람처럼 자라고 나이 먹고 늙어간다는 생각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림을 그리는 知人 한 사람이 말했다.

자신은 정작 절대 색감이 부족하다면서

그런 감각을 가진 화가가 부럽다고......

 

우리가 눈으로 식별하는 초록은 몇 가지인지 모르지만

4월의 마지막 날 저 앞 산에는 초록이라는 이름으로 모인

제각기 다른 옷을 입은 나뭇잎들이 수 천인지 .....

 

비 갠 후 태양 광선이 나뭇가지 사이로 비치거나

비 갠 후 안개가 피어 오르면

수 천의 초록은 수 만의 초록으로 늘어 나리라.   

 

초록의 스펙트럼이 앞 산에 펼쳐진다.

 

 

 

 

 

 

경남 거창군 북상면 농산리 가리월 마을

경남 거창군 덕유월성로 가리월 마을

 

우리 집 앞 도로변에 마을명을 새긴 화강암 입석을

북상면 주민자치위원회에서 건립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