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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곡의 목공방 - 나무둥치

대하무성

 

 

 

 

 

大河無聲(대하무성) 큰 강은 소리 없이 흐른다.  

 

 

내가 사는 월성계곡은 덕유산 남서 비탈의 너른 품에 내린 빗물이나 울창한 산림이 저장한 물이

수많은 골을 타고 내려서 이룬 실개천들이 모이고 모여서 이룬 渭위천이라는 물줄기의 상류다.

경사지고 좁은 골짜기를 흐르는 물줄기는 급하고 거세다.

 

시냇물은 꿈꾸는 어린이다.

시냇물은 서로 재잘 거리고 왕성한 몸짓으로 뛰고 구르며 잠시도 쉬지 않고 움직인다.

마치 자라는 어린이처럼 꿈꾸는 아이처럼 원기 왕성하고 발랄하다. 

 

이 시냇물이 밤낮으로 흐르고 흐르면 자랄 것이다.

아래로 아래로 흐르면서 몸집이 커지고 세가 강해질 것이다.

온갖 고초를 겪을 것이다. 때론 激浪격랑으로 터지는 신음을 토하며,

때론 기다리며 머무는 법을 배우며,

낮추고 숙이며 걷는 지혜를 배우며 원숙해질 것이다.

 

차츰 말없이 깊어질 것이다.

복잡다단한 속내를 삭이며 먼 산의 고운 풍경을 맑게 드러내는 아름다운 심성을 키울 것이다.

 

언제나 도달할까?

저 샛강을 지나 아래로 아래로 흐르다가 마침내 유장한 큰 강이 될 날은......

 

 

                            (소재 : 느티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