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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방 담화

삶을 사랑하는 기술(2) - 상상여행으로 줌 아웃

 

고대 철학자들의 상상 여행은 이 세상, 온 우주를 인식하는 독특한 방법이었다.

저 먼 하늘 높이 날아올라서 위에서 내려다보는 鳥瞰조감이다.

 

장자는 한 번의 날갯짓으로 구만리를 날아가는 봉황새의 시각으로 우주를 내려다보았다.

그런데 봉황새보다 훨씬 강력한 날갯짓을 하는 새가 있으니......

 

인공위성이란 새!

지구가 깨알보다 작게 보이는 천상의 한 지점에서 수직 낙하하여 지구상의 어떤 지점까지도

순간적으로 도착하여 선명하게 보여주는 기술에 놀라지도 않는 세상이다.

 

 

 

 

나를, 이 거리를, 이 도시를, 이 나라를 온 세계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강력한 줌 아웃 성능으로 위에서 아래로 내려다본다.

 

이런 상상의 비행으로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 현상들을 큰 그림으로 보자.

내 고민, 가족의 불행, 나라의 갈등과 분열 등을 우주적 관점으로 바라보면 어떨까?

 

밤 하늘의 별들이 적정한 거리를 유지하면서 궤도를 돌고 질서 속에서 조화롭게 유지되는

우주의 신비에 경탄하며 내 고민과 모두의 갈등은

찻잔 속의 태풍처럼 사소한 일로 받아들여지며 안도와 위로를 받지 않을까? 

 

                                                불안하고 우울한 사람들은 자신의 현실을 침소봉대해서 바라보는데서 문제가 발생한다.

너무 집중해서 심각하게 문제를 인식하면 돌부리 하나가 넘을 수 없는 험한 산이 된다.

 

 

 

 

급작스럽게 배우자를 사별한 친구에게 위로의 편지를 썼다.

 

당신에게 남은 삶의 시간들이 고독과 고통의 시간들이 될 것이지만......

우리가 살아있는 시간들은 영원의 잣대로 보면 구름 한 점이 피었다 스러지는 순간이 아니겠어요?

우리에게 남은 세월 고작 몇 십 년, 그것마저도 불확실한 여생이 잠시 지나면

그리움도 사랑도 고통도 없는 영원의 시간에서 안식하는 것이 아닙니까.”

 

행간에는 사별의 고통을 겪은 내 고통의 시간들이 눈물로 얼룩져 있었다.

                                               

                                                심리학에서는 이런 기법을 거리두기 도는 축소 기법이라고 한단다.

에피큐로스 철학자들도 이런 방법을 실천했다.

상상을 하며 자신의 마음을 먼 우주로 보내 격정을 가라앉히고 경외감을 솟게 하는 것이다.

 

 

 

 

 

한 겨울 뒷뜰 위에 뜬 별이 맑다.

돈이 무진장 많다면 허블 우주망원경 한 개를 뒤뜰에 설치하련다.

마음이 심란할 때마다, 누군가 그립고 고독하다고 느껴질 때 마다

우주 여행을 하고 싶어서....

 

그 여행은 인생 최고의 명상의 여행일 것이다.

거대하고 무한한 시간과 공간 여행을 통해

찬미와 탄성으로 영혼이 노래하고 일상의 번뇌와 집착을 가라앉힐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