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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방 담화

춤추어라 아무도 보지 않는 것처럼

 

공방에서 나무를 만질 때는 mp3로 음악을 듣는 일이 잦다.

어느 날, 하도 신나는 음악이 한 곡 나오길래,

나중에 알았지만 마이클 잭슨의 Man in the Mirror였는데,

! 이봐라. 나도 몰래 매혹적인 목소리와 흥겨움에 취해 몸을 흔들었다.

모방하지 않은, 허튼, 서툰, 꾸미지 않은 춤 같지도 않은 춤을.

 

 

 

 

손으로 작업을 하니까 놀고 있는 하체가 반응한 것이다.

아항. 무릎과 엉덩이와 허리, 다리, 걸음이 모두 춤추기 위한 도구였구나.

그런 도구를 돌리고, 펴고 오므리고, 벌리고, 차고, 구부리기만 하는 되는 것이로구나.

 

내가 신나는데 어쩌란 말이냐.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는 내가 즐거움에 겨운데.....

 

춤을 추는 행위는 나를 표현하는 것이다.

희노애락의 감정을 율동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지금 이 공방에서 이 신나는 허튼 춤을 추는

나는 진정으로 살아있는 것이리라.

 

 

 

 

 

남들이 정해놓은 어떤 기준, 원칙에 견주어

나는 춤을 줄 모른다며 주변을 맴돌며 소심하고 위축되었던 때와는 사뭇 다르다.

 

춤의 숙련도, 무대와 관객 같은 문제는

지금, 여기서의 문제가 아닌 부차적인 것일 뿐이다.

 

이 세상 최고의 콘서트는

아무도 보지 않는 것처럼 춤추는 내 막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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