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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방 담화

아이스크림과 씀바귀물김치

 

 

아이스크림은 화려한 맵시와 시원함과 사르르 녹는 달콤함으로 인기가 있다.


여름철 기호식품으로 어린이나 연인들이 즐기는 낭만의 아이콘이다.


 


가난하던 시절에 씀바귀물김치를 만들어 먹곤 했다.


나는 씬내이물김치라는 사투리가 더 익숙한데 씀바귀와 자잘하게 썬 무우를 소금에 절인 것인데


음식이랄 것도 없을만큼 투박하고 조잡하여 차츰 잊혀져가는 음식이다. 


요즘 단맛이나 조미료에 익숙한 이들에게는 손사래를 칠 음식이겠지만,


삽쓰름한 쓴맛이 나중에 입맛을 돋군다며 권하던 슬픈 얼굴이 눈에 선하다.


 

 

 

 

 

 

자본주의의 발달로 엄청난 물질적 풍요와 경이로운 편리함에도 불구하고


행복 지수가 정비례하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놀랍게도 저개발국가의 행복지수가 더 높다는 보고가 일반적이다.


 


아이스크림 효과 때문이란다.


아이스크림을 먹을 때 처음에는 달고 시원하지만 계속해서 먹으면 밍밍해진다고 한다.


즉 한계효용가치는 먹을수록 떨어진다는 것이다.


게다가 그 맛에 배게 되면 그것보다 더 강한 자극에 쾌락을 느낀다는 것이다.

 

 

 

 

 

 

예전에는 새 살림을 시작한 부부가 계나 적금을 붓기 위해


알뜰살뜰 살아가는 지혜를 터득하며 오롯한 행복을 느꼈었다.


가재 도구를 구입하기 위해, 단칸방 신세를 면하기 위해, 자녀 교육을 위해


아이스크림보다는 씀바귀물김치를 먹으며 꿈을 가꾸어 나갔다.


 


행복은 외부의 조건이나 남에 의해서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스스로 정한 목표가 달성되는 과정에서 누리는 짜릿한 심리적 만족이나 성취감인 것이다.


행복은 자기실현의 과정에서 얻어지는 땀과 눈물로 이룬 결실인 것이다.


 

 

 

 

 

 

씀바귀물김치의 교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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