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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방 담화

경칩이라

 

                     경칩(驚蟄)이라.....

경칩은 벌레, 개구리 따위가 놀라서 깨어나는 절기다.

우수(雨水)와 춘분(春分) 사이에 있는 24절기의 하나라는 것인데.....

 

봄에 들어선다는 것은(입춘)

얼었던 강물이 풀리고, 수관에 물이 흐르고(우수)

겨울잠에 들었던 벌레가 놀라서 깨어나고(경칩),

태양이 적도 위를 똑바로 비추니 밤낮의 길이가 같고(춘분)

하늘이 맑고 밝아지니  한식과 때를 거의 같이 하고 나라에서는 식목일로 정하고 농부는 봄일을 시작하고(청명),

이어서 봄비가 촉촉하여 본격적인 농사가 시작되고(곡우),

여름의 문(입하)에 들어서는 것이로구나.

 

 

                                                

 

 

한자를 크게 확대하여 보면 이야깃 거리가 생겨날 법도 하다.


놀랄 경  은 음은 공경할 경敬에서 차용하고 뜻은 말이 놀라는 시늉에서 가져오고


숨을 은 음은 잡을 집執에서 차용하고 뜻은 벌레가 땅 밑에 숨는다는 것이다.


 


준동 蠢動의 의미에는 벌레가 꿈틀거리고 약동躍動에는 새가 통통 뛰어 오르는구나.

 

 

 

             

 

준동하던 봄 기운이 거사를 일으킨다.


암암리에 이루어지던 모종의 음모가 땅 밑에서 꿈틀거리더니


드디어 행동으로 개시되는 날이 도래하는구나.


동면에 들었던 개구리는 절기의 알람에 소스라치게 놀라며 깨어난다.


 

 

 

 

 

남녘의 매화며 산수유며 생강나무 눈망울이 퉁퉁 불어가는데


앞 산에 아지랑이 고물고물 피어 오르는데


묵밭에 꽃다지며, 냉이며 광대나물이 작은 꽃을 피우는데 

 

 

 

 

 

물이 흐르고 꽃이 피는 일도 현묘한 때가 다 있는 법이려니


! 이제는 우리가 기지개를 켤 때


방문을 열고 밖으로 나서야 할 때


영혼의 안식에서 육신의 왕성함으로 변해야 할 때


 


 


어허이


봄이 왔네!


봄이 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