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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방(벗,지인과 함께)

천렵의 원시 체험 이 한 겨울에 족대를 들고 천렵을 즐기는 사람들 울퉁불퉁한 물바닥은 미끄러우니 중심을 잃지 않아야 한다네 뜬 돌이나 박힌 돌에는 물고기가 없다네 쇠지렛대로 움직일 수 있는 납작한 돌이 좋은 것이라네 이 돌, 저 돌로 옮겨지는 시선에는 원시적 예감이 꿈틀거린다 공략 목표가 정해지면 퇴로를 삐잉 둘러싼 지점에 족대를 대고 바위를 흔들어댄다 이게 무슨 날벼락이람! 졸지에 변고를 당하는 고기들에게 미안하다만 이 소박한 놀이를 위해 역전의 용사들이 수백릿 길 반변천을 오지 않았느냐 더보기
백수봉 농장 풍경 옛 동료 교원의 세컨 하우스겸 농막은 닭들의 천국이다 닭장을 열어놓아 닭들이 떼를 지어 산책을 하는 건지 먹이활동을 하는 건지 자유스럽게 활보를 한다 닭들은 날갯쭉지들이 윤기가 흐르고 발걸음이 활기가 넘친다 애처들을 많이거느린 수탉 한 마리의 검붉은 벼슬은 도도하고 훈장처럼 빛난다 사람 가까이 접근하는 걸 보아도 평소에 주인과 얼마나 친밀한 관계인지를 짐작할 수 있다 게다가 고양이 몇 마리와도 조금의 적대감 없이 가까이서 지내고 있어 동물들의 낙원이라 해도 지나치지 않을 듯 싶다 약간 한가지 아쉬운 것은 개의 목줄이 채워져 있다는 것인데...... 아직은 미완성이라 다음에는 더 나은 상태로 변화해 갈 것이다 닭들이 노는 모습을 바라보는 우리들의 대견스러운 미소가 폭소로 변하기도 한다 무리 중에 서열이 낮.. 더보기
정월 초하룻날에 나물 캐는 사람들 친구들과 함께 정월 초하룻날에 나물을 채취하러 간다 사람들은 나물을 캐는 일이 소녀나 여인들의 일이라고 여기지만 그런 낡은 생각을 콧방귀로 날려보내는 이들은 동심을 즐기는 소년소녀들이다 함께 모여 신년맞이 모임을 하던 중에 옛 추억들이 쏟아져 나오고 누군가의 나물캐러 가자는 제의가 나온 것이다 일부는 시큰둥하여 야외 활동에 불참하지만 이런 신선한 욕망들의 행동화를 적극 지지하는 네 사람이 나선 것이다. 어디 보자! 어디로 가야하지? 이 고향 골짝의 전답들은 눈 감고도 훤한 친구가 앞서고 칼을 든 소녀와 호미와 바구니를 든 소년이 나선다 재잘거림과 가벼운 흥분이 뒤따른다 올해 땅을 뒤엎지 않은 묵은 밭에 가야 여러 나물이 있다는 것을 경험으로 잘 안다 한 친구는 예전의 추억들을 소환하는 밥수건쟁이(뽀리뱅이.. 더보기
남파랑길 산책 소노캄에서 하루를 머무르고 아침 식사를 마친 후거제도 지세포항 근처 남파랑길을 걷는다 바다에 발목을 담근 튼튼한 다리로 떠받친 구조물 위로 난 길은 평탄하고 아름답다 눈 앞에 펼쳐지는 옥빛 바다는 평온하고 고요하며 아침 햇빛을 반사한다 요동치는 바다를 평온하게 만든 것은 겹겹이 둘러싼 자연 방파제다 투정 부리는 아기의 가슴을 토닥토닥 두드리며 달콤한 수면으로 이끄는 어미처럼 정겨운 풍경이다 모처럼이지만 내 곁에는 함께 걷는 친구가 넷이나 있다 옛 친구들과의 동행이라 즐거운 대화가 오간다 저기 좀 봐! 저게 섬이야 뭍이야? 거제섬이 마치 불가사리처럼 생긴 것 같지? 떼거리로 몰려다니는 저 고기 이름이 뭐야? 나이가 들수록 많이 걸어야 한다는 말에 모두들 공감을 한다 아름다운 풍경이며 옛 추억들을 회상하는 .. 더보기
포항에서 오신 손님들 포항의 지인 네 분이 이 계곡을 찾아 캠핑을 온다 승용차로 거의 3시간이 소요되는 먼 길인데다 이 혹서에 캠핑을 나선데는 끈끈한 우의가 바탕에 있을 것이다 학교를 떠난지 13년이 흘러 고향의 산촌에서 은일허정한 생활에 훈풍처럼 찾아온 학교 동료들이자 동문들이라 반가움이 크다 한 분만 현직일 뿐 모두 퇴직한 상태라 여유있는 모습이 좋다 모두들 건강한 모습으로 나름대로의 보람있는 삶을 꾸려가고 있다 우리 마을 앞 냇가에 텐트를 치고 술잔을 기울이며 그간의 회포를 푼다 이 계곡은 소금강이라는 찬사를 받는다며 은근히 자랑을 하자 모두들 수긍하며 풍광에 매료된다 너럭바위를 미끄럼 타듯이 흐르는 물에 몸을 담그고 계류성을 배경 음악으로 동심에 젖으며 즐거워한다 더보기
한 부음을 들으며 친척 한 분이 하직하섰다는 전갈을 받는다 숙환을 견디며 살아온 햇수가 적지 않은데 고통에서 해방되어 영원한 안식에 드신 것이다 숱한 사건들과 많은 인연들로 얽혀진 한 삶의 스토리가 종결된다 살아있는 인연들의 뇌리에서 당분간 기억되고 추모되며 허무의 늪으로 빨려들어간다 원래 무에서 나와 무로 돌아갔다 기뻐하고 슬퍼하는 일들이 모두 허망한 것이다 한 점 구름이 모였다가 흩어짐이 아니랴 더보기
꿈틀집과 선묵유거 귀한 손님이 오신다 선묵유거를 찾으신 분은 꿈틀집의 주인장이시다 블로그를 통해 친밀해진 분인데 오프라인으로는 첫 만남이다 공직에서 퇴직을 앞두고 휴가를 받아 안성에서 거창으로 찾아오신 분이라 반가움이 크다 함께 월성 계곡 트래킹 코스를 걷고 한결고운갤러리, 수승대, 황산의 친구집을 방문하며 첫 만남을 기념한다 오늘은 우리 집에 숙소를 마련해 드리고 내일은 근처의 명소를 안내해 드리려한다 더보기
매화를 품은 돌 돌에 매화가 피어난다 밤 중에 피어난 꽃이라도 좋고 눈을 덮어쓴 꽃이라도 좋다 수석 애호가이자 탐석을 열정적으로 하는 친구가 나에게 선물로 준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