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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생활의 즐거움

관솔 한 점 20년 전 불영계곡 야산에서 캐낸 소나무 관솔 한 개를 친구에게 주었더니 다시 되돌려 주며 쓸모 있게 사용하라고 한다. 어느 살점 한 군데 떨어진 곳도 없고 형태가 뒤틀리거나 탈색된 곳도 없다. 비와 바람에도......... 미생물의 공격에도 끄떡도 않고 20년을 버틴 걸 보니 장하다. 그 새 .. 더보기
조팝나무 피는 마을 조팝은 늘 엑스트라다. 한 그루 우뚝 서서 낙락장송이 되는 주인공 노릇이라곤 평생 한 번 하지 못한다. 번듯한 이목구비를 갖춘 것도 현란한 색깔을 타고나지도 못해 산 어귀로 밀려나 덤불을 이루며 저희끼리 의지하며 살아간다. 대갓집 마당엔 화려한 목단이 부귀영화를 구가할 때 초.. 더보기
박주가리 빈 깍지 텅 비었다. 새카만 씨방 하나마다 낙하산 한 개를 달고 먼 나라 비옥한 신천지를 향해 만추의 소슬바람에 날려 보낼 때 간절하던 염원도 죄다 쏟아내고 지난 해의 치열하던 열정도 모두 비워내고 빈 깍지 이제 고요해졌다. 좋은 바람 불어올 때 서둘러 낙하할 예정이다. 더보기
봄갈이 농부의 노래 때가 되었으므로 동토의 기나긴 겨울은 가고 꽃 피고 새 우는 봄날이로다. 천지간에 무르익는 만물 생장의 기운에 내 마음 한 켠에서 들려오는 밭갈이 노래 땅을 뒤엎는다. 위가 아래가 되고 아래가 위가 되게 눌린 것은 펴고 펴진 것은 눌리게 이제 자리를 바꾸어야 해! 낡은 것이 이제는.. 더보기
어떤 노크 소리 톡톡! 토톡! 토도독! 누군가 노크를 한다. 서재에서 책을 읽던 나는 방문자를 확인하러 나간다. 아! 너였구나. 조그만 박새 한 마리. 회색 날개에 목 아래 흰 깃털을 가진 작디작은 새 한 마리다. 지난 해 유홍초가 덩굴을 말게 설치한 동쪽 창문 외벽의 고무줄에 앉아서 톡톡 쪼으며 씨방에.. 더보기
남천의 열정 이뜰의 겨울을 꿋꿋이 견디는 것은 소나무와 마삭줄과 남천 뿐이다. 여타의 초목들은 앙상한 빈 가지로 죽은 듯이 새 생명을 꿈꾸고 있다. 위기에 처해야 제 본성이나 특장들이 드러나는 것인지....... 이 겨울에도 생기를 잃지 않는 놀라운 생명력이다. 매서운 한파와 칼날 같은 바람도 남.. 더보기
낙엽을 태우면서 연말부터 정초까지 감기가 들어서 두문불출하듯 보냈었는데 이제 한결 좋아져서 뜰에 나선다. 오전에는 바람이 차가웠는데 오후에는 날씨가 제법 풀린 듯하다. 낙엽이 바람에 휩쓸려 다니다 구석진 곳에서 서로 몸을 포개고 거친 숨을 몰아쉰다. 풍찬노숙(風餐露宿)을 하는 가련한 영혼.. 더보기
우물용 모터 펌프를 교체하다. 독립 주택을 관리하다 보면 때로는 신경을 써야 할 일들이 생긴다. 그 중에서도 보일러 문제, 전기 문제, 모터 펌프 문제가 힘든 문제다. 특히 나와 같이 시골에서 생활을 하다보면 제 때에 서비스가 이루어지지 못하는 경우가 더러 많다. 도시의 아파트 생활에 익숙해 이런 분야에 경험이..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