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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곡의 목공방 - 나무둥치

서각 한 점을 선물하며 옛 동료 한 분의 세컨 하우스겸 주말농장에 걸어줄 서각 작품을 완성한다 흥해읍에 있는 이 작은 집에는 정인들이 모여서 담소하며 소확행을 누리는 곳이다 작은 연못에 방주 하나를 띄워서 꽃놀이를 즐기는 신선처럼 웃음꽃이 피어나기를 바라며 새겨본다 양각으로 지선화락을 새기고 음각으로 몇 자 새긴다 작은 연못에 방주 띄우고 꽃놀이를 즐기는 정인들의 이 작은 행복 더보기
해뜨락 카페에 선물하며 수승대 도로변에 해뜨락이라는 카페 하나가 있다 봄이면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었다 지고 목련꽃이 피어 젊은 감성을 가진 이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숙박과 식사를 겸하는 카페인데 인테리어를 예쁘게 꾸미고 식사도 도시적 메뉴라 손님들이 많다 카페에 서각 한 점을 걸어주고 싶은 충동이 생겨나서 만들어 본다 느티나무에 해뜨락을 양각하고 음각으로 덕담삼아 몇 줄을 새겨본다 수승대 아침 햇살 화사해지면 선남선녀들 찻잔에 피어나는 정담들 향기롭다 주인은 위천성당의 회장님으로 봉사하시는 분이고 따님과 함께 손님들을 정겹게 맞아 주신다 카페가 더욱 품격있고 번성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는다 더보기
망치질 사이 오늘도 온종일 나무 작업을 한다 뿌리가 산발한 채 흙과 돌을에 품은 저 큰 덩어리 앞에서 쉴 새 없이 일하는 가리올 영감은 놀이에 빠진 아이처럼 열심이다 이보오! 그게 뭐라고 그리도 열중이다오? 온종일 해봤자 그게 그것인데 막막하고 지루하지도 않으시나요? 대체 언제나 완성하려는 것이오? 하하 지루하고 힘들면 이게 뭐 대수라고 이러겠소 나는 완성이라는 목표보다는 이 과정을 여러 단계로 분할하고 높은 기준을 두지도 않지요 내가 생업으로 하는 프로들의 기준에 맞추기보다는 풋풋한 개성이랄까 서투른 신선함을 풍기고 싶답니다 빨리 이 단계를 완료하고 다음 단계로 가야한다는 압박감이 없기에 시행착오에도 실망하지 않고 작은 성과에도 스스로를 칭찬하며 만족하지요 내 좋아서 하는 일이라 무슨 계획이 있는 것도 아니라오 그.. 더보기
느티나무 뿌리를 손질하며 3년을 묵힌 느티나무 뿌리를 손질한다 박힌 돌을 캐내고 품은 흙을 떼내고 잔뿌리를 잘라낸다 시작할 때는 엄두가 나지 않지만 차츰 차츰 시간이 지날수록 다듬어져간다 특별한 연장이나 기술이 필요한 것도 아니다 긴 드리이버와 손톱, 곡괭이와 망치 뿐이다 이런 작업을 몇 번 해본 경험이 있다는 게 중요하다 끈기와 작업과정을 즐기는 유희가 중요한 것이다 하루 종일 후비고 자르고 파내는 단조롭고 지루한 일이 놀이가 되면 재미가 생겨 시간가는 줄을 모른다 박힌 돌멩이 하나가 빠질 때에도 희열감이 따른다 연장과 완력과 기술이 빚어내는 작업의 작은 성과와 성취감을 맛본다 시간은 많고 어떻게 만들어도 된다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는 주체적 놀이라 더욱 즐겁다 나무 뿌리 공예를 생업으로 하는 사람들은 작업능률을 높이는 공구를.. 더보기
문패 처제의 부탁으로 한 부부의 명패를 새겨준다 「더불어 한 길」은 우이(신영복) 선생 글이고 아래는 내가 직접 쓴 것이다 더보기
도마를 만들며 나무 도마를 6개 만든다 느티나무 제재해 둔 것이 넉넉해서 나무 제재에 도움을 준 이들에게 선물하려는 것이다 도마는 식도와 상호 보완이 되는 주방의 필수품이다 주부들의 조리 과정에서 한 시도 빠질 수 없는 도마는 주방의 숨은 공로자다 또한 도마는 예리한 칼질을 온 몸으로 받아야 하니 제 몸이 패이는 헌신자이기도 하다 게다가 청결을 유지해야 하는 의무를 지니기도 한다 이런 막중한 역할을 하는 도마를 시장에서 구입하다 보니 그 소중함을 망각하기 일쑤다 직접 만들어서 사용하는 사람은 도마의 소중한 가치며 노작의 가치를 체험할 수 있다 도마의 면을 매끈하게 다듬기 위해 집중력을 잃지않는 많은 연마 과정이 필요하다 처음 시작할 때는 제재소 톱날 자국이 있는 표면이 갓난아기의 보드라운 얼굴처럼 매끈해질 때 까지 사.. 더보기
옹이의 미 고택 마루에 앉아서 유심히 바라보는 마룻바닥 소나무 마루를 수 놓은 옹이의 단면이다 나무의 원래 걸과는 별도로 생거난 나뭇결이다 옹이는 주류에 항거한 비주류요 테러리스트요 혁명가다 보라 나름대로 선명한 결과 무늬가 뚜렷하다 더보기
북방의 수호신 현무 북방을 수호하는 현무는 자웅동체의 영물 거북과 용은 수계의 수장이라 우주의 태반에서 양기와 음기가 절묘한 궁합으로 화합하노라 북풍한설 동토의 땅에서 새 생명을 잉태하는 신비여 ('21 글을 짓고 새긴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