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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곡의 글방

옹달쉼터

물나들이에서 성불사 가는 도로변의 회암대
산수에서 흐르는 물길에 단단한 암반마저 길을 터준 음습한 골짜기

폭포라기에는 웅장하지 않고
샘이라기에는 솟아오르지 않으니
옹달쉼터라 하랴
덕유산 골짝에서 어래로 아래로 흐르며
물의 성지로 흐르는 물의 길손들이
잠시 쉬어가는 작고 오목한 쉼터
들어오는 길손의 거친 숨 하얀 포말을 가라앉힌 후 쉼터를 떠나 길을 간다

새 기운을 잉태하는 자궁처럼

 

(본 사진은 강선데에 거주하시는 거창 출신의 사진작가인

김병호선생님의 작품집에서  가져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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