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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곡의 글방

돌거북

수승대 돌거북

"여보게 ,이 거북의 형상을 한 거대한 바위가 물에 발을 담그는 모습을 보게"
누군가의 자유분방한 발상이
많은 사람들의 지지와 공감을 받으며 구암이라는 이름이 지어지고

풍광이 수려한 경승이 되고  이곳을 스쳐간 역사적 인물들의 행적들이 회자되고

정자와 서원이 지어지며 조선의 선비들이 꼽은 영남 제일의 동천이라 하였더라
사실의 눈으로만 본다면 그럴듯하게 꾸며낸 허구의 이야기일 따름이다 우연히 물가에 있는 거대한 바위에 사람들의 호기심과 상상력이 작용하여 가상을 현실화한 것이다
그런데 돌거북이 살아있는 거북보다 실감나게 이곳을 거북의 나라로 만들었다
거북 바위인 구암, 거북소라는 구연, 구연서원 등 이곳의 중심 테마는 단연코 거북이다

바위 하나가 거북을 닮아 유명해진 것이 거북의 문화적 상징에 힘 입은 것이다
무거운 등판을 짊어지고 사는거북은 행동이 굼뜨지만 오래 산다는 점이  장수를 기원하는 인간의 보편적 소망과 딱 맞은 것이다

그리고 물과 뭍을 동시에 오가는 점이 산천으로 둘러쌓인 동천의 명물로 적격이다

게다가 물을 좋아하는 거북이 물로 압수하는장면은 상생의 기운인 것이다

거북은 우리 민족의 의식 속에서 살아있는 문화적 아이콘이다

거북이 토끼와 경주를 하는 동화가 되고

별주부전 같은 소설이 되고 장생도에 등장하고

수궁가와 같은 창이 되고

비석을 짊어지고 있기도 하다

 

살아있는 거북보다 더 거북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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