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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생활의 즐거움

고라니 울음소리

케엑케엑
물 건너 편 산에서 고라니 울음이 요란하다
저희들끼리의 소통을 위한 음성 신호다
제 목의 성대를 최대한 진동시켜 내는 소리를 울음으로만 한정하는 우리의 의식 구조는 정한적인 서러움이나 한이 배어 있다

고라니는 제 몸의 열정적인 욕구를 분출하는 것이다
짝을 찾는 구애의 신호일까? 제 몸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배출하고 싶은 수컷의 왕성한 정욕일까?
아니면 잠시 이탈한 새끼나 어미를 찾는 구조 신호일까?
아니면 이 영역에 낯선 침입자에게 보내는 경고일까?
여하튼 고라니 울음은 제 존재에 대한 강렬한 의지요 충동이다
고라니 울음은 이곳이 여러 생명체들의 공동의 삶터라고 나를 깨우쳐준다
고라니와, 새들과 사람들이 선형적 위계가 있는 것이 아니고 생명체로서의 절대적이고 고유한 가치를 지니고 있는 것이라 한다
서로의 영역을 존중하고 배려해서 함께 어울려 공생하는 도리를 일깨워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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