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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방 담화

안동탈춤 축제

 

안동 나들이를 한다.

육십갑자를 한바퀴 돌아온 기념으로

自祝할 일인지 위로할 일인지 모르지만

유쾌한 기분으로 아내와 동행하는 여행이다.

 

 

 

산다는 것은 

하늘과 땅의 징검다리를 건너는 것이다.

天干과 地支의 오묘한 질서와 운명의 굴레에서

삶이 펼쳐지는 60년이 한순간에 지났다.

 

 

언젠가 책에서 본 에피소드 한토막

송수권 시인이 안동의 어느 들길을 걷는 노인에게 자가용 동승을 권했는데

힐끗 바라보더니 "선비가 달구지 타는 것 봤소?"라며 사양하더란다.

신선한 충격이다.

 

 

정신문화의 수도에 사는 안동 사람들의 긍지와 자존이다.

 

 

 

 

 

탈춤을 국제적인 페스티벌로 특화한

안동인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유교 문화를 꽃 피운 自尊이자 멋진 관광상품이다.

 

영국의 엘리사벳 여왕이 내한하였을 때

'어디로 모실 것인가?'

고심에 찬 당국의 결정적 선택은 역설적인 명제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다."였다.

                                                결국 하회마을이 여왕을 영접하는 영광을 차지하고. 

 

 

 

 

 

축제장에 여러 종류의 대형 탈들이 시선을 끈다.

칼 융의 페르소나 이론이 아니더라도

인간의 심리와 행동을 분석해 보면

우리는 누구던 가면을 쓰고 살아간다고 할  수 있다.

 

그 가면을 춤으로 승화하여 인간의 심리를

풍자하며 카타르시스하는 축제라니.....

 

나는 맨 얼굴이 진짜 내 모습인지 가면인지 

붐비는 인파 중에서도 사라지지 않는 의문처럼 다가온다.  

 

 

 

 

 

 

 

 

 

요즘 지방자치단체들의 과열 경쟁처럼 불븥은 축제

그러다보니 내용은 부실하면서

지역의 상권을 활성화 하는 대단위 장터 역할로 끝나는데

탈춤 축제는 고유의 주제가 있고 향토색이 분명한

문화상품으로서 멋진 히트작이요, 대박이다.

 

 

 

 

 

 

 

 

 

 

 

 

 

 

축제는 삶의 한 모습을 전시하고 향유하는 것이리라.

많은 사람들이 어울림으로써 서로 삶의 기쁨을 노래하고 즐기는 것이다.

외국의 유명한 페스티벌에서는 군중들이 축제장에서

열광적인 분위기에 빠지며 무질서와 혼란에 이르기도 하면서

사람들 사이의 벽을 넘어서 원시적 형태의 열광에 탐닉하며

일상에서의 일탈을 체험하기도 하지 않은가?

 

  

 

 

 

 

축제는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는 어울림의 장이다.

사람들이 모이자면 볼거리,  체험할 거리, 먹거리 같은

다양한 메뉴가 전제되어야 성공할 것이다.

 

안동은 농촌 도시답게 노인들이 많이 참여한 흔적이 보인다.

전통 혼례가 광장에서 실연되고

짚을 소재로 만든 작품들에서는 노인들의 끈끈한 땀과 보람이 담겨 있다.

길쌈의 실제 모습을 보면 조상들의 숨결과 삶의 애환이 느껴진다.

 

 

 

 

 

 

꽃가마 타고 새 색시 시집가는 실제 장면이다.

비록 혼례의 형식을 시대와 장소에 따라 변천하지만

전통 혼례에 담긴 주옥 같은 정신적 핵심을 찾아

새로운 혼례에 담아내는 슬기가 필요하리라.

 

 

 

 

 

분재가들이 정성으로 키운 소품 분재들

사람들은  아름다운 미소로 미적 공감을 화답한다.

생활 속의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이런 노력들은

결국 인간의 고상함과 행복으로 직결되리라.

 

 

 

 

 

 

 

 

 

 

 

 

인간은 때로는 자신의 진면목을 드러내기 어려운

개인적, 사회적 제약이 많다.

인간의 얼굴을 戱化한 탈을 쓰고

인간의 본능을 진솔하게 드러내거나

인간의 가식과 허위를 고발하기도 한다.

 

탈은 진실에 이르고자 하는 허위의 상징이리라.

 

 

 

 

 

 

 

 

 

 

 

민속은 민간인들 사이에서 전승되어온 생활과 풍습이다.

역사 속에 남겨진 사람들의 삶의 흔적이다.

 

일상생활에서 삶의 밑바탕이 되고, 삶의 활력이 되고

미래의 생활을 이끌어 가는 집단적인 경험의 集積이다.

 

안동의 굿을 재현하는 굿판의 좌판에 앉아서

무당들의 의식을 구경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