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썸네일형 리스트형 구멍 #1 중국 여행을 하다 구경할만한 동굴이 있다고, 무한겁의 시간의 신비를 저장해 두고 있다고 해서 호기심 많은 일행들이 쭈욱 따라 들어가 보니 과연 명불허전이라더니............ 넓고 길다란 통로를 따라 호수에 고인 물에 보트를 띄우고 넓은 터에는 신기한 형상들을 만들어 두었더군. .. 더보기 축구공 小考 둥근 공 한 개가 22명 선수들의 시선을 독점하며 그들을 이리저리 드리볼하며 몸싸움의 중심에 있다. 선수들의 조국은 오로지 공 한 개의 궤적에 초점을 맞추며 숨 죽이는 밤을 꼬박 지새우며 숱한 아쉬움과 환호성을 토했다. 어느 종교, 어느 이데올로기가 이보다 강하랴! 어떤 마약이 이.. 더보기 왕피천 상류에서 내가 둥지에 날개를 접던 어제 밤도 분주하게 아래로 아래로 길을 걷던 강. 오늘 그 강을 나는 거슬러 오른다. 강을 지나 차츰 야위고 수척해지는 내에 닿으면 강이 자라며 꿈꾸던 어린 시절의 웅얼거림이 들린다.. 이윽고 나타나는 실개천 꿈마다 입이 있는지 많은 재잘거림, 기가 솟구치.. 더보기 눌언민행(訥言敏行)의 교훈(논어공부 4) 인격은 인간으로서의 공통된 표준을 얼마나 잘 따르느냐에 달려 있는 사람으로서 갖추어야 할 기본적인 품성이다. 그러한 인격은 일상에서 구체적인 말과 행동으로 드러난다. 수면 위로 보이는 빙산의 일각으로 전체 빙산을 판단하기 어렵듯이 말은 하기가 쉽다. 말은 자신의 입장과 처.. 더보기 구룡포 바다의 새벽 내 침실을 빠져 나와 구룡포 바다의 침실 한 켠에서 한밤 내내 바다의 침실을 훔쳐보았다. 불 꺼진 바다 바다는 치열한 몸짓으로 바다는 격렬한 음성으로 너울거리다가 철썩거리다가 별들이 떨어지며 밤은 깊어 가고 새벽녘에 바다가 절정을 내뱉으며 아기 태양이 솟아나오더라. 더보기 겨울서정 산등성이로 겨울 바람이 불자 나무들은 미련 없이 옷을 벗어 던진다. 모체를 위해 기꺼이 생명의 끈을 놓아버린 소슬바람에도 나뒹구는 핏기 없는 희생들 겨울산은 버리고 절제하는 수도자가 된다. 빈 들에 흙바람이 불자 불을 켜고 지필 집이 없는 풀들이 서로 껴안은 채 떨고 있다. 아.. 더보기 문 앞에서 물어라 - 논어의 매사문(每事問) 어린 시절의 아련한 기억이 하나 떠오른다. “어짜든지 자주 물어야 하능기라. 입 뒀다 뭣에 쓸끼고.”라며 초행길이거나 모르는 일이 있을 때ak다 혼자서 꿍꿍 앓지 말고 주위 사람들에게 늘 물어보고 답을 찾으라고 어른들은 신신당부를 하곤 했었다. 어릴 때는 모르는 길을 찾아가는 .. 더보기 겨울 裸木 ‘벗은 나무가 아름답다’고 하는 것은 물고기 가시뼈 같은 연약한 잔가지며 갓난 토끼의 못 뜬 눈 같은 움마저도 부끄러워 가리지 않는 솔직함 때문이다. ‘벗은 나무가 아름답다’고 하는 것은 이파리 구멍으로 하늘을 바라보던 벌레도 작은 새 소리마저 떠난 궁상스런 빈 가지에 큰 .. 더보기 이전 1 ··· 309 310 311 312 313 314 315 ··· 42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