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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의 눈꺼풀 같은 돌 틈지기에서 발원하여 콧잔등을 타고 내리며 실핏줄 엉켜 모인 물 한줄기 실개천이 시내가 되더니 이윽고 강으로 자라난다. 그래서 강은 쉽게 떠나지 못하고 산 허리춤을 구비 구비 돌아간다. 여울의 수런거림에도 유장한 대하의 침묵에도 장엄한 법이 도도하게 흐른.. 더보기
야구 - 투타(投打)의 공방 야구장을 찾는 사람들의 뇌리에는 원시수렵 사회의 퇴화된 기억들의 흔적이 배어 있다. 생존을 향한 강열한 투쟁으로 하루 하루를 여닫던 거친 본능의 흔적들을 무의식의 저변에 깔고 있다. 짐승을 사냥하기 위해 짐승보다 더 빨리 달리고, 더 강해야만 보장되는 양육강식의 본능이 여전.. 더보기
회사후소의 교훈(논어공부 3) 회사후소(繪事後素) 논어에 나오는 이 귀절은 인성교육을 강조하는 스승이나 부모, 멘토가 약방 감초처럼 사용하는 명언이다. 그림을 그리는 일은 흰 바탕 위에서 가능한 일이라는 뜻인데 음미할수록 깊은 맛이 우러나온다. 이런 좋은 귀절에 나이가 들수록 감동이 가고 성인들의 지혜에 .. 더보기
군자불기(논어공부 2) - 회통과 통섭의 사유 <인생은 미완성 쓰다가 마는 편지 그래도 우리는 아름답게 써가야 해.> 이 노랫말은 쉬우면서도 깊은 인생 철학을 담고 있는 좋은 구절이다. 우리는 많이 부족하고 결점이 많은 존재이지만 그래도 바르게 아름답게 살아가려고 노력하는 존재다. <참된 것은 하늘의 도리이고 참되려.. 더보기
군자의 길 - (논어 공부 1) 모처럼 논어를 펼친다. 마르지 않는 지혜의 샘에서 한 모금 목을 축이는 것으로도 이 시간은 경건한 배움이요, 충만한 즐거움이다. 이런 고전을 가까이 하지 못함을 나무라면서 성인의 말씀에 다가가야겠다는 새로운 다짐을 한다. 군자의 길! 이 명제 앞에서만 서면 나는 한없이 작아지고 .. 더보기
금원산 얼음꽃 - 자유자재의 변신 금원산에서는 한겨울이면 얼음 축제를 벌인다. 얼음 조각가들이 만든 다양한 형태의 인공 조형물들이 구경꾼들의 시선을 독점한다. 공작새, 에스키모의 집, 동화 속의 성 같은 형상들은 꿈과 낭만의 동심으로 인도한다. 썰매를 타는 어른, 어린이들이 환호하며 이 겨울의 추억을 저장할 .. 더보기
명화 감상 - 파리스의 심판 겨울볕이 넓은 창으로 흠뻑 쏟아져 들어오는 안방에서 명화 한 점을 감상한다. 그림을 감상하면서 신화와 트로이 전쟁의 역사를 공부한다. 1번, 2번, 3번 그림은 피터 파울 루벤스의 파리스의 심판 (1632-1635)이란 그림이다. 루벤스의 그림은 풍성한 색채와 능수능란한 표현력 그리고 극적인.. 더보기
남천의 열정 이뜰의 겨울을 꿋꿋이 견디는 것은 소나무와 마삭줄과 남천 뿐이다. 여타의 초목들은 앙상한 빈 가지로 죽은 듯이 새 생명을 꿈꾸고 있다. 위기에 처해야 제 본성이나 특장들이 드러나는 것인지....... 이 겨울에도 생기를 잃지 않는 놀라운 생명력이다. 매서운 한파와 칼날 같은 바람도 남..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