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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초 벌 초 할아버지 산소에 벌초하러 가자는 기별을 받고 나는 비로소 진양 정가 은열공파 후손이 된다. 잔주름이 갈수록 늘어나는 족보 한 켠에 열병하는 군인처럼 부대별로 줄을 서 있던 아직은 이승에 있는 내 이름 두자에 부역 통지가 징집 명령처럼 당당하다. 도로변에 목을 늘인 채 수.. 더보기
동계 정온 선생이 쓴 만월당기 만월당 선조가 살았던 농산리에서 십리 아랫 마을에 있는 위천에 가면 동계 정 온선생의 종택에는 지금도 숙일 줄 모르는 처마와 당당한 기둥을 볼 수 있지요. 오늘 모처럼 동계 선생의 문집을 읽으며 당시의 역사를 생각하며 선생의 대쪽 같은 선비 정신에 흠뻑 젖다가 만월당에 관련된 동계문집을 .. 더보기
정용 의사 비문 鄭庸 義士를 기리며 天地人 共怒한 저들의 임진년 만행에 農山村 義人의 부릅뜬 눈으로 怒濤 같은 義憤을 움켜 쥔 주먹으로 지샌 밤이 어디 며칠이랴. 國祿의 빚이라도 있거나 孑孑單身이었거나 이름 석자 떨칠 豪氣로운 영웅이었더라면 가야할 십자가 외길에서 머뭇거리지나 않았으련만 조카들을 .. 더보기
진순이와의 이별 진순이 나는 문 안에서 그윽한 눈으로 너를 바라보고 너는 문 밖에서 기대어린 눈으로 나를 바라본다 우리 사이엔 미닫이 문턱이 막고 있다 너를 가장 너답게 하기 위한 선 네가 철든 후 한 번도 넘지 않았던 선 너와 나의 운명이 정한 경계선 밤마다 우리는 다른 쪽에서 잔다 네 땅에서 .. 더보기
서당개 풍월을 읊다 온통 화선지와 책과 붓으로 헝클어진 방 한 칸을 뒷꿈치를 들고 들어다닌지 오래다 보니 서한당이 연습한 그림을 들고서 브리핑 하는 것을 지겨운 눈으로 바라보다 보니 또 서한당의 침대 모서리에 은밀하게 꽂아둔 화집 탓인지 이사한지 3년이 되어도 새 아파트에 커턴을 연습한 화선지.. 더보기
마지막 학교 동료들과의 여행 30년간 학교에서 밥을 먹고 살았다. 그 보잘 것 없는 힘깨나 썼다고 세경으로 죽을 때까지 굶어 죽지 않게 해주니 고맙기도 한데 어떤 때는 제 잘난 맛에 취해 우쭐거리기도 하는 걸 보면 영락 없는 팔푼이다. 그래도 마지막으로 머슴살 때 훌륭한 이들과 착하고 예쁜 젊은이들과 함께 한 좋은 시절이 .. 더보기
초등 친구들을 만나서 경주시 양북면 감은사지 삼층석탑 앞에서 초등 친구들과 기념 촬영을 하며 파노라마처럼 떠오르는 지난 날의 추억들....... 1983년부터 5년간 근무하던 양북고등학교 당시에 막내를 낳았던 곳, 86아시안게임 때 성화 봉송을 했던 곳, 그곳 테니스 회원들과 은어잡이를 하던 곳이라 감회가 새롭다. 저 탑좀.. 더보기
야누스 작품 구상을 위한 연습용 소품입니다. 내 안에 있는 또 다른 '나 ' 그 '나'가 내 안에 실존하는 본 주인인지 모릅니다. 양면성을 지닌 야누스입니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