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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방(벗,지인과 함께)

대학 동기들과 우포늪 나들이 약관에 만나 동문수학하며 맺은 인연이 어언 반세기를 맞는다 저마다 제 인생을 짊어지고 부지런히 살아온 지난 세월의 흔적이 주름살에 퇴적되어 있다 가정에서는 남편으로, 자식으로 아버지로 사회적으로는 미래세대 교육을 담당하는 교육자로서 국가의 근대화에 이바지했다 우리의 우정이 도타워진 건 교직의 소명과 직분이라는 공통된 삶과 같은 과의 동기생들이 많지 않은 점도 작용했을 것이다 이제 벗들이 노후를 나름대로 설계하여 살고 있지만 나이와 질병이 행복한 노후의 암초가 된다 가끔 소통이 잘 되는 친구들이 가볍게 모여서 추억을 회고하고 살아가는 이야기들을 나누며 여행을 즐긴다 더보기
유토피아 맛보기 2박3일 와룡대 캠핑을 함께 한 친구는 나를 포함해 넷이다 밤 낚시를 하는 친구, 요리를 하는 친구, 수석을 탐석하는 친구, 수영을 하는 친구, 다슬기를 잡는 친구 제각각 하고 싶은대로다 자유로운 선택으로 각자의 취항에 맞게 즐긴다 그러다가 식사 때가 되면 모여서 반주를 곁들이며 즐거운 이야기판이 벌어진다 그저 사흘간을 놀다가는 것을 넘어서 우리가 사흘간의 공동체라는 생각이 떠오른다 친구들 사이에는 어떤 서열도, 차별도 없는 수평적이고 대등한 관계를 바탕으로 한다 여기에서는 놀이 공동체가 된다 특정한 목적이나 목표 수행을 위한 모임이 아니라 그저 놀기 위해, 휴식하기 위해 임의로 합의한 재미있는 놀이판이다 함께 텐트를 치고 먹거리를 구하기 위해 수렵, 채집을 하지만 어디까지나 즐거운 놀이로 한다 친구들은.. 더보기
동기회 총무직 사임 어제 총동문회를 끝내고 이어서 수승대체험휴양마을 숙소로 정하고 동기회를 시작한다 1박2일의 모임에 참석하기 위해 고향으로 오는 친구들을 반가이 맞는다 어떤 친구는 생선회를 찬조하고 또 찬조금을 내는 친구들도 여럿이다 우리 동기들은 참여의식이 어찌나 두터운지 34명이나 참석해서 모두 동기들의 단합된 징표라며 유쾌해 한다 나는 이번에 초등학교 동기회 총무직을 사임한다 회장직 이후에 총무직을 맡으며 십년이 지나고 직을 내려 놓는다 남보다 눈이 조금 밝고, 사무능력을 갖추고 친구들과 소통이 많다고 맡은 봉사다 더보기
천왕봉 등반 지리산 천왕봉에 오른다 그 높은 곳까지 오르기 위해 한 주간을 체력 보강에 힘쓴 땀의 결실은 거짓이 없다 백무동에서 9시에 출발하여 천왕봉에 12시 40분 도착하고 오후 5시에 하산한다 이번 등반을 통해 새로운 접속과 과업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열정과 지리산의 정기를 체험한다 큰 산이 나의 새로운 스승이 된다 더보기
친구의 방문 친구가 찾아온다 50년 지기인 대학 동기다 문중 춘항제에 참석차 기품이 있는 두루마기를 펄럭이며 어이 청곡하며 반갑네 홍곡하며 손을 맞잡는다 한담을 즐기던 중 이 친구가 일주일 정도로 국내 여행을 계획한다는 말이 인상 깊다 연로한 형님을 모시고 국내의 유네스코 등재 서원 9곳을 둘러 볼 계획이란다 십년 전에는 여러 형제들과 함께 가족여행을 했었는데 그 새에 세상을 떠나거나 병약해서 한 분 밖에 동행을 못한다며 아쉬워 한다 향토 사학자의 체험 여행으로 자료를 잘 정리해서 가문의 기록으로 남기거나 책을 만들어 보라며 박수를 보낸다 이 친구는 취재 기자 근성이 있는지 잠시 둘러본 뜰을 사진 찍고 동기들의 카톡에 올린다 청곡의 선묵유거에 왔다. 신선처럼 사는 모습이 보기 부럽다. 꽃밭 둘레석 하나도 그냥 놓은 .. 더보기
이석정의 현자 친구의 메시지가 온다 나이 예순이면 이순, 귀가 순해진다. 귀에 거슬리는 말이 없다. 무슨 말을 들어도 마음이 편안하다. 남의 말에 내 기분이 바뀌지 않는다. 남이 듣기 싫은 말을 하지 않는다. 상대를 이기려는 억지가 없다. 상대를 끌어내려 내가 올라가려 하지않는다. 친구를 이기려는 마음이 없다. 괜한 고집을 부리지 않는다. 정자에 누워 개구리 소리를 들으며 생각해 보는 밤. 더 좋은 말을 당신께 듣고 싶은 밤. 내가 답을 보낸다 부럽네 부러워 이순의 경지를 고백하는 벗의 진심이 묻어나네 이런 친구가 있어 나도 부지런히 배우고 익혀야겠네 이석정에 앉은 벗이 현자가 되어가네 조금만 더 눈썹만 희어지면 영락없는 신선이겠네 껄껄 더보기
빈 깻대 들깻대가 촘촘하게 깨알을 맺고 햇볕,달빛,바람,빗물이며 이름조차 갖지 않은 신령한 기운들을 묘합하여 고소한 향기와 기름을 생산하여 온 몸이 멍들도록 난타 당하며 모두 내어주고는 이제 농부의 차에 실려간다 아직도 빈 깻대에서 풍겨나오는 고소함은 감추지 못하고....... 더보기
巢谷(소곡) 하원수 친구의 아호를 기념하여 셋이 식사를 한다 거창 씨악실 태생인 친구라 고향 마을명을 아호로 하면 어떠냐는 권고를 쾌히 받아들여 소곡이다 새가 깃드는 골짜기! 새가 둥지를 튼 마을! 원래 마을명이 소학실 즉 학이 둥지를 트는 골짜기인데 음운 변화로 씨악실이 된 것이다 (소>시>씨,학>악, 골짜기 곡>실) 巢자를 보자 과실 위에 새가 여럿 앉아 있다 풍성한 먹이가 있으니 새 둥지다 새들의 낙원이다 새들이 모여 짝을 짓고 번식을 하며 새들의 마을이 되고 새의 천국이 되니 사람들이 길조, 길상으로 받아들인다 학이 기품있는 자태로 생활을 하니 일거수일투족이 우아한 춤이 되고 고고한 소리는 음악이 되어 온 골짜기가 흥겨움이 넘쳤을 것이다 선인들은 길상이나 서기라는 표현을 하며 복을 축원하였다 그런 징조로 구름이나 모..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