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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생활의 즐거움

산괴불주머니 봄이 되어 야외로 나가면 곳곳에서 눈에 띄는 야생초 산괴불주머니! 사람들의 눈을 끄는 매력이 없이 아무데서나 흔하디흔한 야생화다 그래서인지 한. 번도 화분에 담아 본 적이 없다 그러나 어디서나 잘 뿌리 내리는 강인한 생명력으로 마주할 때마다 기운을 받는듯 하다 산괴불주머니를 대할 때마다 사람들의 간택하는 마음을 반성하게 된다 꽃이 귀하다거나, 특별히 예쁘거나, 왠지 마음에 끌린다고 차별하고 서열화하는 편협함을 돌아보게 된다 야생초의 겉모습만을 보고 판단하는 경박함을 경계하라고 산괴불주머니가 나를 가르친다 더보기
생강나무 움이 부풀고 생강나무 움이 한껏 부풀어있다 북풍한설에 움막 속에서 가느다란 숨으로 좌정하며 때를 기다리더니 ...... 이제 내가 더욱 기다릴 것이다 개막을 하며 노오란 머리를 내미는 날을...... 더보기
나물 한 줌의 추억 며칠 새 바람의 입김이 제법훈훈해지고 호미가 손을 끌고 밭으로 간다 흙은 약간 젖어있고 보드랍고 젖내음이 풍겨온다 쪽파가 있는 밭두둑에 나물들이 함께 자라고 있다 냉이, 꽃다지, 광대나물을 한 줌 캔다 나물을 캐다 아련한 기억 한 올이 나물 뿌리에서 매달려 나온다 오래 전 내가 30대에 교직생활을 할 때, 경주 양북면에 있는 기림사 근처, 야외 식사를 준비하며 삼겹살을 굽고 있는데 아버지가 잠시 안보이시더니 산나물 두어 줌을 뜯어와 매우 기뻐하며 된장국에 넣어 먹었던 기억이다 까마득한 기억이라도 살아 있어 당시를 회고하며 선친에 대한 그리움이 울컥 솟구쳐 온다 남들은 이런 기억쯤이야 흔할 수도 있겠지만 예순 넷에 세상을 뜨신 터라 그 짧은 순간의 행복마저도 아쉽고 소중하기만 하다 그 짧은 순간을 다시 재.. 더보기
우수의 사색 우수가 지나고 사나흘 째 비가 내린다 아직은 춘삼월이 되지도 않았는데 비가 많이 내려 개천에 물소리가 세차다 젊은 시절에는 24절기에 대해 그 따위라 칭하며 비합리적이고 전근대적 인습 등으로 치부하며 냉소적이었다 옛날 농경민적 사고방식이라 여기며 기계적으로 도식화한 민간 계도용 등으로 여기는무관심과 무지의 천박함을 드러냈었다 그런데 지금은 이런 절기에 대한 접근 방식이 매우 달라졌다 꼭 농사를 짓는데 필요한 정보를 얻으려 하거나 농촌 사람들의 인습적 사고방식에 동화되어서가 아니다 전원생활을 하다보니 계절의 변화, 일기의 변화 등에 민감해졌고 절기의 바탕에 흐르는 자연애와 인문적 사유에 친숙해졌다는 생각이 든다 동양적 우주관에 익숙해지고 내 삶에 녹아들기 때문인 것 같기도 하다 우수란 절기는 눈이나 얼음이.. 더보기
개나리 울타리를 낮추며 주택 뒷편의 생울타리로 심었던 개나리의 키를 대폭 낮춘다 높이가 2~3m 되는 것을두 뼘 이내로 줄이려고 한다 이 울타리는 뒷 집과의 시선 차단을 위해 의도적으로 조성한 것이었다 이제 울타리를 낮춘 것은 뒤에서 두세 마리 소를 키우다가 작년부터 그만 둔 것인데 사연은 이렇다 뒷집 마당으로 사용하는 약 20여 평의 내 토지를 사용하도록 허용해 주었었다 그러다가 재작년에 그 토지를 경계 측량을 하고 펜스를 쳐서 뒷집에서 소를 키우기 어려울 정도로 마당이 좁아졌고 노인의 힘에 부치기도 했던지 소를 기르지 않았다 오랫동안 사용을 하게 해 준 것은 홀로 사는 노인의 생계 문제라고 여긴 선의에서였다 그런데 노인은 이런 정황을 고맙게 여기기보다는 당연한 것으로 여기고 위생개념도 부족하여 트러블이 생겨 내 선의를 거두.. 더보기
천지인을 상징하는 바위 배치 뒷 뜰에 작은 동산을 만들 때 설렘과 즐거움을 회고해 본다 뒷산의 산자락이 끝나는 곳이라 바위가 많은 땅이라 자연석을 활용하여 동산을 꾸미고 싶었다 밭이었던 대지에서 묻혀있던 바위들이 노출되면서 대부분은 석축으로 사용되고 남은 바위로 요 작은 동산에 세우기로 마음을 먹었다 돌을 어떻게 배치할까를 생각하다가 뇌리에 스치는 개념 하나가 였다 주변을 샅샅이 둘러보며 바위를 탐색하기 시작했다 하늘을 상징할 바위는 크고 우뚝 솟아 웅장한 느낌이 있어야 한다 땅을 상징할 바위는 넓고 평평한 대지처럼 안정감이 있어야 한다 사람을 상징할 바위는 하늘과 땅 사이에서 적절히 조화를 이루는 선돌(입석)과 누운 돌(와석)의 중간 형상이 좋겠다 남은 돌 중에서 마음에 쏙 드는 돌을 고르기가 쉽지 않았지만 내 의도는 명확했었다 .. 더보기
장승 한 쌍 그런저런 세월이 흐르고 삭신은 삭아 무너지고 으슥한 모퉁이로 밀려나 영원으로 귀의하는가 ※십여년 전 소나무 한 그루 베어다가 칼질을 하여 집 입구에 세워둔 장승 더보기
감나무 강전정 감나무 강전정을 한다 사다리끝을 밧줄로 나무에 단단히 묶고 나무에 오른다 다리가 후덜후덜 떨리지만 단단히 마음 먹은 일이라 이겨낸다 감나무에 오르다 추락해서 부상을 입는 경우가 많다는 걸 익히 알고 있는 터라 안전에 유의해야 한다 이 감나무가 몇 년생인지 모른다 최소 50년은 넘을 것 같다 오랫동안 자연스럽게 자란 나무라 수고가 높아서 시중의 장대로는 도저히 수확할 수가 없다 강전정을 하기로 마음 먹고 유튜브로 전정법을 배워서 하지만 위험 요소가 많다 자른 나무가 떨어질 때 자칫하면 부상을 입을 수도 있어서 매우 조심한다 사다리 끝까지 올라도 작업 반경이 짧은 것은 가지가 부러질까봐 그렇다 게다가 전선이 있어서 마음 놓고 자를 수도 없다 이런 일도 좋은 경험이라 전원생활의 연륜이 된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