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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고장, 내 고향 거창

서상 저수지의 새 전설

 

 

월성에서 서상가는 재를 넘어서 비탈길을


물이 흐르듯 아래로 아래로 흐르다 보면


남덕유 高山峻嶺 한 오아시스에 닿으리라.


靈山의 정기받은 천갈래 골짜기의 물길이 모여드는 곳

 

 

   

 

 

 

덕유산 자비로운 등을 타고 내려와


포근한 가슴, 늑골 사이로 구도하듯 흐르다


가쁜 숨  삭이며 머물다 가려는가

 

 

 

 

 

교묘하고 경탄(驚歎)스럽구나

 

하나가 어떻게 넷이 되며

넷이 어떻게 하나가 되는지

 

이 신비를 알려면 서상 호수로 가라.

 

 

 

 

 

 

서상 저수지에 가면

첫째 호수에서 신령님이 불쑥 물 위에 솟구쳐 올라

숨바꼭질을 하자며 요술을 부린다.

(아무에게나 걸지는 않고  풍류가 넘치는 이에게만)

 

 

그 큰 호수를 얄개가 호주머니에  군밤 감추듯 하는

신기한 재주를  한 순간에 펼쳐 보이며

수면 위로 홀연 솟구쳐 오르는데

하도 신기하고 묘해서 얼이 빠질 지경이었아.

그것도 네 차례나......

 

 

 

 

 

 

 

 

몇 차례나 찾아가 비밀을 알아냈는데


산신령님 둘이서 마주 앉아 호숫가에 발을 담그고


다리빼기 놀이를 했더란다.


흥겹게 노래를 부르며 손으로 서로의 다리를 번갈아 짚아가며


 

 

 

 

 

 

이걸이저걸이각걸이/ 창두망간두망간/


사바리꽂고 담밧구/연지총에 열두냥/


서울양반 두양반/도리도리 장두칼/


상투머리가 사-량

 

 

 

 

 

 

저쪽 신령님 가랭이 사이에


이쪽 신령님 다리 하나 끼우고


이쪽 신령님 가랭이 사이에


저쪽 신령님 다리 하나를 끼우니

 

 

 

 

 

 

오호라. 이 짜릿한 쾌감이여.


포옹을 어찌 팔로만 하는 것이더냐.


서로 상대의 다리를 힘껏 안쪽으로 당기니


서로 웃음꽃이 피어나고 和氣가 넘치는구나.

 

 

 

 

 

 

이 신비를 보려고 천하의 산들이 이리로 몰려오고


사방 팔방에 산들이 발돋움하며  쭈-욱 고개를 빼들고

굽어보는 저수지의 전설을 나는 들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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