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전체 글

말벌에 쏘이다 단풍이 드는 앞 산에, 스스로 병풍산이라 일컫는, 오른다. 그제 내린 비로 바위는 미끄럽고 낙엽들이 축축하게 젖어 있다. 이제 가을 산은 마르고 오그라들면서 서서히 비워낸다. 적멸의 미학은 스스로에 대한 성찰과 비움으로부터 시작하는가? 이런 생각을 하며 길없는 산을 오르는데 갑.. 더보기
가을의 서정 - 토실토실 알밤줍기 '툭' 풀섶에 밤송이 떨어지는 소리에 홀연히 다가오는 깨우침 현상계의 천지만물은 제각기 때가 있는 법이려니 가장 적정한 때에 이르렀음을 알리는 천둥 소리다. 그래서 사람들은 밤을 한알 한알 주울 때마다 이치를 깨달은듯 끄덕이며 허리를 굽히며 경배한다. 어떤 귀인을 호위하려 .. 더보기
기린초 오목팬 널따랗고 잘 생긴 바위가 아니어도 그 궁둥이나 사타구니에 흙 몇 줌만 있어도 한 생애 정착하는 기린초와 바위는 박복한 운명 기구한 만남이다. 한여름 타는 열기에 서로의 체온을 미안해하고 잎 넓은 잡목 그늘을 얼마나 소망했을까? 이슬 한 방울도 감로수처럼 모세 혈관을 적.. 더보기
시가 흐르는 삶 시가 흐르는 삶 삶에 피아노 투명한 선율이 퉁겨지면 얼마나 좋을까? 사소한 일도 음율이 되어 어우러진 교향곡이 내 건조한 삶에 강물처럼 유장하게 흐른다면 삶에 청량한 생기 품은 빛깔이 피어오르면 얼마나 좋을까? 청정한 활력이 비 갠 후의 물안개 틈새로 피어올라 내 무기력한 삶.. 더보기
세상을 떠난 벗에게 세상을 떠난 벗 용택에게 국화 한 송이를 올린다. 희로애락도, 명암도 시간도, 인연도 없는 空의 세계에서 영원한 안식을 누리게나. 벗이여. 시인들이 술마시는 영안실 정호승 희미한 영안실 형광등 불빛 아래 시인들이 편육 몇 점에 술을 마신다 언제나 착한 사람들이 먼저 죽는다고 죽.. 더보기
창현선생의 고희전 韻墨 감상 창현선생의 古稀展 圖錄을 펼쳐본다. 선생의 문하 한 末席에서 현대의 선비 정신을 배우려 짧은 붓을 놓지 않으려 분투하는 서한당으로 말미암은 인연이다. 고희가 되어서도 새로운 수묵의 경지를 추구하며 중국이나 프랑스 등지에서 교류전이나 개인전을 기획하는 열정이 청년못지 않.. 더보기
진주 남강 유등 축제 호국의 干城이자 문화 예술의 도시인 진주 유등축제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축제라고 손꼽히는 축제 애드벌룬이 뜨고 남강변에는 많은 인파가 넘실거린다. 다양한 볼거리 즐길 거리, 먹거리가 넘치는 축제중의 축제다. 탐방객들을 위해 무료 주자창에 무료 셔틀버스에 친절한 안내와 다양.. 더보기
용담 뜰은 수목과 화초가 출연하는 무대다. 그 무대에는 흙과 바위와 소품으로 설치되고 햇빛과 달빛과 별빛이 조명이 되고 간간히 바람이 동원되는 종합 세트장이다. 여러 새들이 저마다의 독특한 음향이 되거나 우루루 몰려 다니는 관람객이 되어 단골로 찾아오는 한 사내와 마주치기도 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