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菊花 - 영혼을 적시는 향기 아침 햇살이 고르게 퍼지는 꽃밭에 머무른다. 이제 얼마남지 않는 온기에 마르고 고요해지고 비며(空) 하나 둘 적멸의 길로 들어선다. 샛노랗던 국화 잎사귀들이 차츰 볕에 거을린 채 국화가 새벽 이슬에 젖은 머리칼이며 잎사귀를 말리느라 이리저리 뒤적이며 이리저리 부는 갈바람에 .. 더보기
금낭화 : 기다림의 초롱 금낭화(金囊花)는 한자로 보면 금이 담긴 주머니를 닮은 꽃이다. 금가루를 담은 복주머니 꽃인데 형태가 독특하고 현란한 색이 눈부시다. 집 입구에 금낭화가 사철 피어있는 나무꽃을 만들고 싶다. 나는 이 꽃을 피워서 초롱불을 켜고 기다릴 것이다. 애타는 그리움을 나무꽃으로 위안하.. 더보기
아기의 첫 울음 세상의 문을 열고 나오는 아기의 첫 歎聲(탄성)은 歡呼聲(환호성)이다. 조물주의 신비한 계획에 동참하는 승리의 환호요, 맹세의 포효다. 인간의 낙원에 들어서는 아담의 기쁨에 넘쳐 울부짖는 소리이다. 인간의 언어마저 물들지 않은 隱喩(은유)의 노래 喜怒哀樂(희노애락)마저 分化되지.. 더보기
陰陽五行으로 사유하는 木 불 븥은듯한 단풍나무를 한참동안 바라본다. 한두 뼘 밖에 남지 않은 햇빛이 진홍색 단풍잎에 반사된다. 기우는 해와 지는 단풍과 은발이 성성한 나 셋이 서쪽을 향해 일직선이다. 연두와 초록 옷을 입은 어린 봄이 노랑과 주홍을 갈아 입더니 어느 새 진홍옷을 입고 쇠락해가며 얼마.. 더보기
중국의 寶丁山 大足石窟을 다녀 온 기념으로 퇴직을 기념하여 다녀온 가족 중국 여행시 보정산 다쯔석굴의 감동은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 인간의 상상의 범위를 초월하는 거대한 암벽 구역에 차가운 돌에 생명을 불어넣어 세세대대로 이어지면서 초대형 불교 작품을 만들어내는 차라리 기적이라고 하고 싶은..... 불교의 화려함과 .. 더보기
禪師들의 禪語 석가가 쥔 한송이 꽃과 迦葉의 미소 사이에서 오간 以心傳心이 인도 禪의 탄생이요, 가섭은 인도 선종의 초대 祖師이다. 이후 초대 가섭으로부터 계승된 인도 선가의 28대 조사인 達磨(보리달마, 달마다라)가 중국에 건너옴으로써 중국의 선종이 막을 열게 된다. 보리달마 이후의 선종 사.. 더보기
병풍산을 물들이는 낙엽 앞 산에 타는듯 물드는 단풍이 손짓하며 유혹하고 시월의 얼마남지 않은 따사로운 볕이 등을 떠밀어 시내를 건너 앞산으로 향한다. 盛唐 시대의 詩佛로 유명한 王 維의 시 한편을 읊으며 가는 나는 제법 로맨틱하다. 공산에 인적 없고 (空山不見人) 어디선가 인기척만 들리는데 (但聞 人.. 더보기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산중의 시월 하순 뜰을 서성이던 밤 바람이 옷깃을 파고든다. 어두운 하늘에는 작은 별들이 따스함이 배인 지붕 위를 내려다 본다. 낙엽이 바르르 떨며 이리저리 몰려 다니다 한 모퉁이 구석진 곳에서 머무른다. 올해는 여름철부터 국화 삽목을 해서 포기수를 많이 늘려 조경석 틈이며 입.. 더보기